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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OTT와 상생, 문화·관행 차이 해소가 관건
법무법인 화우는 지난 2018년 9월 이용해 변호사 영입으로 업계에 적잖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변호사가 변호사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25년 간 TV 연출 및 제작에 몸담은 ‘뼛속까지’ 방송인이었기 때문이다.
이용해 변호사는 ‘이홍렬 쇼’, ‘SBS 인기가요’ 등 여러 SBS 간판 예능프로그램들을 연출한 스타 PD 출신이다. 그 후 2003년 초록뱀미디어로 자리를 옮겨 ‘불새’와 ‘올인’, ‘주몽’ 등 제작에 참여했고 2010년부터 메이콘텐츠 대표이사를 맡아 E채널 ‘용감한 기자들’과 tvN ‘두 번째 프로포즈’ 등을 만들었다. 그 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 2018년 변호사시험에 합격과 함께 화우 지식재산권그룹(IP 그룹)에 영입됐다. 약 1년 7개월째 넷플릭스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고 그 외 다양한 해외 콘텐츠 기업 및 국내 방송사들의 법률 서비스를 도맡아 활약 중이다.
이용해 변호사는 “미국의 변호사들은 단순 법률자문, 소송 서비스를 넘어 직접 계약 및 협상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참여하는 ‘비즈니스 컨설팅’까지 임한다는 점에서 국내 변호사들과 차이가 있다”며 “실제 현재 법률 자문을 담당 중인 해외 콘텐츠 기업들도 저에게 이 같은 점을 바라며 헤드헌팅부터 업계 계약 관행까지 비즈니스 과정 전반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 그런 면에서 과거 방송계에 몸담은 이력들이 업무에 많은 도움과 영감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넷플릭스가 처음 국내 진출 당시 한국의 법률, 미디어 비즈니스 관행이 어떤지 이해를 도와 현지화 체계를 잘 마련할 수 있는 기틀을 닦아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문화적 차이에 따른 계약 조건과 업무 관행이 상이한 만큼 국내 콘텐츠와 해외 콘텐츠 기업 간 계약 및 협업 과정에선 주의할 점이 많다”며 “많은 글로벌 플랫폼들이 국내 진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원스탑(One-Stop) 컨설팅까지 해줄 수 있는 비즈니스 리갈(Business-Legal)을 찾고 있는 이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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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들이 앞으로 직접 국내 콘텐츠를 제작하는 움직임이 커지며 콘텐츠 경쟁이 강화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이 변호사는 “한국의 콘텐츠는 OTT 기업에 있어 굉장한 경쟁력을 갖춘 매력적인 카드”라며 “이미 미국 시장은 포화가 됐고 아시아 시장은 가능성이 열려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한국의 콘텐츠를 향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도 이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 포맷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대표적인게 ‘복면가왕’이다.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열광 중이고 영국판 ‘복면가왕’은 영국 국민의 10명 중 1명이 시청했을 정도로 화제가 됐다”며 “새로 개발된 포맷, 기존의 인기 포맷들까지 판권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온다. ‘K팝’, ‘K드라마’를 이은 ‘K포맷’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예능 포맷 등 종이화된 아이디어 저작물 같은 경우는 국내에서 저작물성이 제대로 인정 받은 적이 없다”며 “콘텐츠 업계 흐름의 변화를 현재의 저작권법이 담아내고 있지 못하기에 대부분의 비중을 ’계약‘을 통한 보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도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과거에 콘텐츠 판권 등을 거래할 때만 해도 두 페이지 계약서가 전부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 국내 저작권 실정은 나아진 편이지만 OST, 공간 등 추상화된 콘텐츠에도 세분화된 계약 조건이 확립된 해외 시장과 비교하면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며 “해외 콘텐츠 협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인 만큼 이런 법률 관행 차이의 조율이 필요하다. 구속력을 갖지 않는 가이드라인으로서라도 지침이 확립돼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용해 변호사는 화우 내에서 글로벌 OTT 기업과 국내 콘텐츠 업계 간 상생, 협업을 위한 비즈니스 컨설팅 및 법률 자문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릴 계획도 갖추고 있다. 그는 “엔터, 콘텐츠 전문가 등 외부 자문위원들까지 더한 특화된 산업친화적 법률 서비스 팀을 올 상반기 중 꾸려 하반기에는 출범시켜 전문적 업무를 수행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