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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상은 방탄소년단이 자신들의 콘서트 외에 다양한 무대에서 선보여온 새로운 시도에 대한 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자신의 음악을 집대성한 월드투어의 시작을 서울에서 알렸다. 이어 지난해 1일 열린 ‘제10회 멜론뮤직어워드’(MMA)에서 삼고무·부채춤·탈춤·사자춤·사물놀이 등 국악의 다양한 장르를 차용한 무대로 또 다른 화제를 낳았다.
방탄소년단의 한국 전통 문화에 관심은 지난해 8월 ‘아이돌’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얼쑤’ ‘지화자’ 등 국악 특유의 추임새를 삽입하는 시도 또한 대중음악과 한국 전통 문화를 아우른 시도로 호평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의 ‘아이돌’ 음원 발표와 MMA 무대 이후 국악기 음원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도 있다. 국립국악원은 이를 토대로 최근 국악기 디지털 음원 서비스를 확대했다.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이 대중문화에 머물지 않고 문화계 전반에 미치고 있음을 드러낸 사례다.
콘서트는 음악과 퍼포먼스뿐 아니라 가수의 공연 능력, 기획사의 기획력, 음향과 조명, 무대설비 등이 모두 조화를 이루는 콘텐츠다. 콘서트는 어느 한 요소가 부조화를 이루면 완성도가 크게 떨어진다. 가수, 스태프 등 관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당일 컨디션도 공연에 반영이 된다. 더구나 월드투어는 장기간에 걸쳐 세계 각지를 돌며 진행한다. 방탄소년단은 ‘러브 유어셀프’로 한국,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지난 19일 싱가포르 공연까지 34회 공연을 이어왔다. 방탄소년단이 이번 투어를 통해 한국의 전통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전도사의 역할도 하고 있다는 점도 평가에 빠져서는 안된다.
방탄소년단에게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추억이 있는 시상식이다. 지난 2016년 열린 제3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에 방탄소년단 RM과 제이홉이 콘서트 부분 시상자로 참석해 “내년에는 저희가 콘서트 부문 최우수상을 받고 싶다”고 했다. 3년 만에 그 말을 현실화시켰다.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콘서트·연극·뮤지컬·클래식·국악·무용 등 6개 장르에서 연간 1회 이상 공연을 진행한 유·무료 콘텐츠의 최우수작을 선정해 시상한다. 방탄소년단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의 이데일리 문화대상 콘서트 부문 최우수작 선정아 여느 대중음악 수상과 의미가 다른 이유다. 다시 말해 콘서트가 종합예술이라는 점을 내로라하는 심사위원단이 평가한 셈이다.
팬클럽 아미도 수상작 선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아미는 방탄소년단이 무대에 오르는 공연장마다 객석을 가득 메운 채 함성과 떼창 등으로 호응을 보내고 아미밤으로 불리는 팬라이트로 객석을 공연의 일부분으로 제공하며 완성도를 높이는데 동참했다. 방탄소년단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 가장 힘이 돼 주는 존재도 아미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방탄소년단이 이번 이데일리 문화대상 이후 대중음악을 통해 한국 문화를 또 어떻게 담아낼지 궁금증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