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하와이 미사일 오경보에 소니오픈 출전 골퍼들 '혼비백산'

강경록 기자I 2018.01.14 09:35:30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미국 하와이에서 실수로 탄도미사일 위협 경보가 발령되는 소동이 벌어지면서 하와이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 출전 선수들도 아찔한 시간을 보냈다. 미군과 하와이 주정부는 신속하게 ‘미사일 공습은 없다’고 정정 발표를 했지만 선수들은 공포와 불안에 떨며 대피하기도 했다.

13일 오전 8시 7분(하와이 현지시간) 하와이 주민과 관광객들은 일제히 “하와이로 들어온 탄도미사일 위협. 즉각 대피처를 찾아라. 이건 훈련이 아니다”라는 비상경보 문자메시지를 휴대전화로 받았다. 하지만 13분이 지난 뒤 하와이 주 정부 비상관리국(HEMA)은 “하와이에 대한 미사일 위협은 없다”고 긴급 발표했다.

털시 개버드 하원의원도 뒤이어 트위터에 “잘못된 경보다. 당국에 확인한 결과 하와이로 들어오는 미사일은 없다고 확인했다”라는 글을 올렸다.

미 국방부와 태평양 사령부도 즉각 탄도미사일 위협이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불안과 공포에 시달렸다. 미국 골퍼 존 피터슨은 트위터에 “아내, 아기, 친척들과 욕조 매트리스 아래에 있다”며 “제발 이 미사일 위협이 진짜가 아니었으면……”하고 기원했다. J.J. 스펀(미국)도 “호텔 지하실에 있다”며 “라디오나 TV로 확인된 내용 좀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윌리엄 맥거트(미국)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도 가족들과 함께 대피처를 찾아 지하로 달려들었다. 소니오픈 트위터 계정도 “우리를 위해 기도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경보가 잘못된 것임이 알려지자 선수들은 안도감과 동시에 어처구니없는 실수에 대한 분노도 표시했다.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정말 엄청난 실수”라며 “모두가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오스틴 쿡(미국)은 “살면서 받아본 가장 무서운 경보였다”며 “다행히 실수였지만 작은 실수가 아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터슨은 “어떻게 그런 (경보 전송) 버튼을 실수로 누를 수가 있느냐”고 기가 막혀 했다. 아찔한 순간이 끝나고 여유를 되찾은 선수들은 농담을 하기도 했다.

린제이 월터스 백악관 공보 담당은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도 즉각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오발령 사태 경위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으며, 민주당에서는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메이지 히로노(민주·하와이) 연방상원 의원은 “오늘 경보는 거짓 경보였다.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는 발표되는 정보가 정확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