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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앤서니 데이비스(21·뉴올리언스 펠리컨스)가 ‘킹’ 르브론 제임스(29·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위상마저 위협할 기세다. 제임스가 예년보다 못한 기량을 보이고 있는 사이 데이비스는 연일 계속된 활약으로 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떠올랐다.
물론 현실적으로 MVP 수상권에 들기 위해선 최소 서부컨퍼런스 3위권 내외의 성적을 기록해야 한다. 뉴올리언스는 7승 6패를 기록하며 서부컨퍼런스 10위에 올라 있다. 아직 시즌 초반임을 고려하면 뉴올리언스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미국의 유력 언론들은 데이비스의 가능성을 진단하는 기사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급기야 21일(한국시간) 현지 최대 일간 ‘USA 투데이’는 데이비스를 최근 30년간 배출된 리그 최고 센터들과 직접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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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하킴 올라주원, 데이비드 로빈슨, 샤킬 오닐, 팀 던컨, 드와이트 하워드를 데이비스의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3년 차 시즌 개인 기록을 비교했을 때 데이비스는 가장 적은 나이(21세)에 가장 높은 효율성(PER, 36.1)을 기록했다. 득점(2위), 블록(2위), 리바운드(공동 3위)도 6명 가운데 상위권이었다.
데이비스의 기록은 시즌이 치러질수록 경기 수가 누적되기 때문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전설적인 센터들보다 1~5살 어린 나이에 기록상 대등하거나 우위를 차지하는 점은 분명 놀라운 일이다.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NBA를 접한 기자는 ‘USA 투데이’가 나열한 빅맨들의 경기들을 상당수 봤다. 이제 막 물이 오른 데이비스의 기량을 전설들과 동일선에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데이비스가 적어도 당시 센터들의 장점을 두루 갖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데이비스는 보드장악력이 뛰어날뿐더러 스트레치(Stretch) 빅맨으로도 볼 수 있다. 공격시 수준급의 내외곽 플레이가 모두 가능한 빅맨이다. 앞서 언급한 빅맨들 가운데 올라주원과 로빈슨, 던컨은 이러한 점에서 비슷한 부류다. 데이비스는 이들의 모습에 케빈 가넷의 기동성을 결합한 빅맨으로 여겨진다.
속공시 선두에 달리는 데이비스의 모습은 이를 방증한다. 오닐과 하워드는 보드장악력이 뛰어났지만, 올라주원이나 가넷만큼의 기동성을 갖추지 못했다. 데이비스는 오닐과 하워드가 갖지 못한 자유투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그의 통산 평균 자유투성공률은 78%다. 매 시즌 50~60%대를 드나들었던 오닐, 하워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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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에서는 로빈슨을, 점프력에서는 하워드와 가넷을, 블록 등 수비에서는 올라주원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고 파워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1990년대 4대 센터를 비롯한 전설적인 빅맨들의 장점을 두루 갖춘 모양새다.
몬티 윌리엄스 뉴올리언스 감독은 데이비스의 경기 이해도를 크게 칭찬했다. 어린 선수들 가운데 농구 지능(BQ)이 가장 앞서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의 아버지는 아들의 경기에 대해 “매우 잘하고 있다”며 만족해했다.
데이비스는 ‘USA 투데이’가 시즌 전 리그 단장들을 상대로 진행한 가상드래프트에서 제임스와 케빈 듀란트 다음으로 높은 지지를 얻었다. 제임스와 듀란트의 ‘2강 구도’를 깰 가장 유력한 후보로 인정받은 셈이다.
신장 208cm로 키가 너무 큰 편도, 작은 편도 아니다. 훌륭한 윙스팬과 점프력으로 높이에서는 리그 센터들과 견줘도 크게 문제가 없다. 신체능력과 경기력으로 볼 때 그는 올라주원처럼 스몰포워드에서 센터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지금의 속도로 기량을 발전해나간다면 수년 후에는 4대 센터와의 진지한 비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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