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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75개국, 7000여 명이 참여한 미뎀에 마련된 각국의 전시공간 중 K팝을 전면에 내세운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의 부스가 단연 주목받고 있다. 한옥 창문 문양, 민화 속 호랑이 등 한국적 향취를 풍기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부스는 각국의 음악 관계자들이 한 번쯤 눈길을 주는 인기 코너가 됐다. 서니김 미뎀 한국지부 대표는 “K팝 등으로 대표되는 요즘 한국 음악에 대한 관심이 미국 등 북미 지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높아지고 있는 것을 몸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K팝의 진앙지, 한국을 주목하라!
K팝에 대한 관심은 미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0년 초반 전 세계 영화제에서 잇단 수상으로 주목받은 한국 영화, 2000년 중반 일본 등 아시아권을 휩쓴 한국 드라마, 2000년대 말 전 세계로 뻗어 나간 K 팝 등 한국 콘텐츠의 위상은 날로 높아졌다. 실제로 지난해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유튜브를 석권할 당시 한국은 미뎀의 주빈국 신청 여부를 고민할 정도로 성장했다.
미뎀은 1967년 이래 매년 1분기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음악 마켓으로 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40회를 맞은 지난 2006년 기준으로 유럽 음악 30%, 미국 20%, 영국 15%, 프랑스 10% 등으로 꾸며졌다. 아시아권 음악의 비율은 5% 내외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K팝의 성장과 중국 경제의 위상 변화로 아시아권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유럽과 미국 등 각국의 음악 관계자들이 아시아, 특히 한국과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서니 김 미뎀 한국지부 대표는 “유럽 등 각국의 음악 관계자들이 한국을 새로운 시장으로 목표를 세울 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아이돌 그룹으로 대표되는 K팝의 트렌드에 이어 보컬리스트 등 음악 자체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K팝의 폭발력, 트렌드를 벤치마킹하라!
칸은 칸 국제영화제, 칸 광고제 등 내로라하는 축제가 열리는 도시다. 2000년 초반에 한국 영화가 칸을 통해 유럽, 나아가 전 세계에 모습을 드러낼 때만 해도 한국은 콘텐츠 제작의 변방 국가 중 하나였다. 하지만 K팝이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며 각국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세계 음악 시장 2위 규모의 일본은 최근 들어 K팝의 퍼포먼스, 해외 마케팅 통로 등을 벤치마킹하는 이색적인 흐름도 보이고 있다.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각국은 자국의 음악에 K팝이 가진 역동성 등을 접목하는 시도에 나섰다. 핀란드의 토미 투오마이넨 엘리먼츠뮤직 대표는 “K팝 걸그룹을 벤치마킹해 6개월 동안 걸그룹을 만들어 선보였다”면서 “걸그룹이 나온 건 10년 만에 처음이어서 현지에서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서현주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미뎀 기간 미팅을 가진 이탈리아 작곡가가 한국 음악의 입맛에 맞는 곡을 따로 만들었다고 들려줘 깜짝 놀랐다”며 “일본 등 자주 접촉을 갖는 아시아 각국의 음악 관계자들도 K팝의 매력을 더듬고 벤치마킹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K팝의 다양성, 장르를 내보여라!
올해 미뎀에서 한국 음악은 아이돌그룹 ‘빅스’, 힙합듀오 ‘다이나믹 듀오’, 록밴드 ‘레이시오스’, 인디밴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등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세계 시장에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은 ‘K팝 나이트 아웃(K-Pop Night-out)’이라는 이름으로 2일간 공연을 열고, 음악 비즈니스 후원에 나서는 등 한국 음악 산업의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한국음악은 2일(현지시간) 오후 K팝, K힙합, K인디, K록 등 한국 음악의 현재로 프랑스 칸을 달궜다. 공연에 앞서 빅스의 멤버 라비와 엔,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와 개코는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 행사장 ‘브랜드앤팬 센트럴(Brand & Fan Central)’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K팝과 K힙합이 함께 살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빅스는 “다이나믹 듀오의 노래를 들으면서 음악적인 영감을 얻었다. 다이나믹 듀오와 함께한다면 영광일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와 최자는 “음악적, 장르적 제안을 두지 않고 활동하는 게 한국 음악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