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프로농구] 누가 신한은행을 넘보랴

조선일보 기자I 2010.04.07 08:18:34

4년 내리 삼성생명 꺾고 통합우승… MVP에 전주원


[조선일보 제공] 한 팀은 4년 연속 축배를 들었고, 다른 팀은 4년 내리 고개를 숙였다.

이번에도 승자는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은 6일 2009~2010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홈 4차전에서 삼성생명을 78대72로 따돌리고 3승1패로 시리즈(5전3선승제)를 끝냈다. 2007 겨울리그와 2007~2008시즌, 2008~2009시즌에 이어 네 시즌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전 통합 우승을 휩쓸었다. 4연속 통합우승은 남녀를 통틀어 처음이다. 2005년 여름리그 챔피언전 우승까지 포함하면 최근 7시즌 동안 5번째 정상에 섰다.

팀의 맏언니인 전주원(38)은 챔피언결정전 MVP(최우수선수)로 뽑혔다. 기자단 투표 결과 총 61표 중 36표를 얻어 2005년 여름리그에 이어 통산 두 번째 MVP 영예를 안았다. 전주원은 정규리그가 한창이던 2월 12일 국민은행 전에서 왼쪽 무릎 연골이 찢어져 수술을 받고 한 달 만에 4강 플레이오프부터 출전했다. '재활까지 최소한 6주가 걸릴 것'이라는 병원 진단을 무색게 하는 투혼이었다. 팀 분위기를 해칠까 봐 임달식 감독하고만 수술에 대해 상의했고, 동료에겐 이를 비밀에 부쳤다.

전주원이 신한은행의 정신적 버팀목이었다면, 실질적 '화약고'는 MVP 투표 2위(17표)였던 하은주였다. 국내 최장신 센터인 하은주(2m2)는 1~3차전에서는 평균 22.7점을 넣었고, 4차전에선 4쿼터 8점을 포함해 28점(12리바운드)을 쏟아부었다. 20세 유망주 김단비(11점)의 활약도 돋보였다.

최근 5시즌 연속 챔피언전에 올랐던 삼성생명은 2006 여름리그 우승 이후 4시즌 내리 신한은행의 벽에 가로막혀 준우승했다. 오른쪽 종아리 파열 부상을 안고 출전을 강행한 박정은이 40분을 다 뛰며 24점을 올렸고, 이미선도 13득점 했으나 뒷심이 모자랐다. 특히 자유투의 열세가 두드러졌다. 4차전까지 자유투 성공률이 57.1%(63개 중 36개)에 머물러 신한은행(85.7%·84개 중 72개)에 크게 뒤진 게 접전에서 승리를 놓친 결정적 패인으로 작용했다.

올 시즌도 이변 없이 신한은행 천하로 끝나자, 여자농구계에선 "이래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이 독주(獨走)할수록 팬들이 여자농구를 외면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도 "리그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댈 때가 됐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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