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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vs수원, K리그 달군 '애증의 14년'

송지훈 기자I 2010.04.02 07:00:00
▲ FC서울과 수원삼성의 맞대결은 K리그 최고의 흥행카드로 자리잡았다(사진_FC서울)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K리그를 대표하는 맞수 FC서울(감독 넬로 빙가다)과 수원삼성(감독 차범근)이 2010시즌 첫 맞대결을 펼친다.

오는 4일 오후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수원의 쏘나타 K리그 2010 6라운드 경기가 열린다. K리그서 가장 많은 팬을 거느린 두 인기 클럽의 '정면 충돌'이라는 점에서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에 관심이 모아진다.

만날 때마다 숱한 이야깃거리를 양산하며 'K리그를 대표하는 더비'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두 팀의 대결을 지난 발자취서부터 관전포인트까지 조목조목 훑었다.

◇애증의 역사
수원 삼성이 창단한 1996년이 경쟁구도의 출발점이다. 당시만 해도 재계 라이벌 삼성(수원)과 LG(안양, FC서울의 전신)의 맞대결이라는 점, 나란히 수도권을 연고지로 삼고 있다는 점 등이 관심의 대상이 됐다. 
 
본격적인 갈등 구도를 형성한 건 지난 1999년 부터다. 팀 운용 방식과 관련해 김호 당시 수원삼성 감독과 갈등을 빚던 조광래 당시 수원삼성 수석코치가 1999시즌 개막을 앞두고 안양LG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본격적인 라이벌 관계가 시작됐다.

양 팀 간 경기가 있는 날 두 지도자가 노골적으로 서로를 외면하는 등 '불편한 모습'을 연출하자 언론이 흥행카드로 삼기 위해 이를 부추겼고, 자연스레 팬들의 관심 또한 높아졌다.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서정원 이적 파동'은 두 클럽 간 관계를 더욱 냉각시켰다. 안양의 프랜차이즈 스타 서정원이 프랑스 프로무대 진출 이후 친정팀 안양이 아닌 수원을 통해 K리그에 복귀한 사건으로, 양 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후 두 팀은 모든 면에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K리그의 수준과 흥행을 끌어올리는 쌍두마차 역할을 담당했다. 양 팀의 맞대결은 서포터스의 장외 응원전이 후끈하게 펼쳐져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경기가 과열되면서 옐로카드가 난무하고 서포터스가 장외 충돌하는 등 불상사도 있었지만, 서울-수원, 수원-서울의 경기는 매 시즌 가장 기대되는 매치업으로 성장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축구팬들(사진_FC서울)


◇흥행 보증수표
2007년 4월8일 열린 서울과 수원의 경기는 K리그를 넘어 한국 프로스포츠의 역사를 새로쓴 맞대결로 인구에 회자된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 경기에 5만5,397명의 축구팬들이 모여들어 국내 프로스포츠 한 경기 최다관중 신기록을 수립한 까닭이다.

뿐만 아니라 양 팀의 대결은 꾸준히 구름 관중을 불러모으며 K리그 최고의 '흥행카드'로 자리매김했다. 안양LG가 FC서울로 옷을 갈아입은 2004년 이후 서울-수원, 수원-서울전은 늘 열정적인 팬들로 인해 관중석이 빼곡히 들어찼다.

특히나 6만6,000명을 수용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펼쳤을 때 돋보이는 흥행기록이 집중됐다. 2008년 4월8일 4만4,239명이 양 팀의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고 2006년 8월23일에는 4만1,237명이, 2008년 12월3일에는 3만9,011명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2004년 이후 평균 관중은 무려 3만7,422명에 달한다. 오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치는 맞대결이 더욱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별들의 전쟁, '후끈'
수원과 서울의 경기가 관심을 끄는 건 '치열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양 팀에 내로라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는 점 또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올 시즌 양 팀 멤버들 중 전현직 국가대표 출신은 총 26명에 이른다.
 
이승렬(서울), 이운재, 강민수(이상 수원) 등은 현재 A팀에 몸담고 있는 선수들이며, 김두현, 조원희, 염기훈(이상 수원) 등도 남아공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탁 가능성이 높은 별들이다.

K리그 무대서 정상급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양 팀 답게 경기 결과를 결정지을 수 있는 걸출한 스타들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데얀-정조국으로 대표되는 서울의 공격라인과 호세모따-서동현의 수원 포워드진의 정면 충돌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며, 양 팀의 '프리킥 스페셜리스트' 주닝요(수원)와 김치우(서울)의 '한 방' 싸움도 볼거리다. 이운재와 김용대의 수문장 대결도 흥미롭다.

이와 관련해 빙가다 서울 감독과 차범근 수원 감독의 용병술 또한 관심을 모은다. 승리에 대한 쾌감보다는 패배의 아픔이 더 클 수 밖에 없는 라이벌전의 특성을 감안할 때, 두 감독이 올 시즌 초 나란히 공언한 '화끈한 공격축구'를 실천할 수 있을지의 여부에 눈길이 모아진다.

▲ 왼쪽부터 호세모따, 서동현(이상 수원), 정조국, 데얀(이상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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