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FA(자유계약) 자격이 없는 고종수를 FA로 푼다. 이적료도 안받기로 하고 자유롭게 다른 구단과 계약할 수 있게 길을 터준다.
대전의 한 고위관계자는 2일 “오랜시간 고민한 끝에 고종수와 결별하기로 했다”며 “고종수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는 팀이 있는 만큼 선수가 K리그 모든 팀과 자유롭게 이적협상을 할 수 있게 풀어주기로 결정했다. 이제 고종수를 원하는 팀이 있다면 이적료 없이 그를 데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2007년 대전에 입단한 고종수는 지난해 16경기에 출전해 2골 1도움을 올리는 데 그쳐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지 못했다. 고종수가 FA 자격을 취득하려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한 경기 가운데 절반 이상을 소화해야 했는데 지난해 대전의 경기수는 36경기로 18경기 이상을 뛰어야 FA로 풀릴 수 있었다.
대전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구단이 그동안 고종수 문제를 놓고 고민을 많이 한 걸로 안다”며 “지난 가을까지만해도 대전 유니폼을 입고 명예롭게 선수생활을 끝낼 수 있게 돕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이후 몇가지 일들로 마음을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9월 중순부터 김앤송 유나이티드에서 치료 및 재활훈련을 한 고종수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구단에 보고도 않고 11월부터 격일로 받을 예정이던 본격적인 재활훈련을 안받았다”며 “구단 고위층이 이런 내용을 보고받고 굳은 표정을 지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고종수의 에이전트인 AI스포츠 곽희대 대표는 “고종수는 대전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한다는 생각이 확고했기에 구단의 조치에 대해 서운해 하고 배신감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프로축구(MLS) LA갤럭시로 진출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대전에 남았는데 일이 이렇게 돼 현재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싶다’는 말까지 하고 있어 설득 중”이라고 주장하며 “고종수가 마음을 정리하는 대로 이적할 수 있는 팀을 알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