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가 안착하면 한국 체육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참여 저변이 넓어지고, 관련 산업과 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아직 재정·인프라·제도 보완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승강제가 한국 체육의 체질 개선과 새판짜기에 있어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데일리는 한국형 승강제가 나아갈 길을 4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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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는 각 종목의 승강제 디비전 리그를 뿌리내리기 위해 적극적이다. 올해는 11개 종목에 245억5300만 원을 지원한다. 한 해전(231억7200만 원)과 비교하면 약 5.9% 증가한 수치다.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에서 시작한 생활 체육이 최상위 전문 체육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시스템이 완성된다면 소수 엘리트 스포츠에 의존했던 한국 스포츠 생태계는 한층 건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축구의 경우 2013년 대한축구협회가 1~5부 등 다섯 단계의 디비전리그 계획이 담긴 ‘비전 해트트릭 2033’을 발표했다. 이후 문체부 지원이 이뤄지면서 그 규모가 확장돼 현재는 7부까지 이어지는 디비전 리그가 완성됐다.
지난 2017년 최하위리그인 K7리그(827개 팀)가 출범했고 이후 △K6리그(190개 팀) △K5리그(67개 팀)가 차례로 탄생해 이상적인 피라미드 시스템이 구축됐다.
아직 영국, 독일 등 유럽 체육 선진국과 같은 완전 개방형은 아니다. 2부리그인 ‘K리그2’와 3부리그 격인 ‘세미프로 K3리그’는 승강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지역 아마리그인 ‘K4리그’(5부리그)에서 ‘K4리그(4부리그)로 올라가는 것도 아직 불가능하다.
하지만 단계적으로 꾸준히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오는 2027년부터는 ‘K리그2’와 ‘K3리그’의 벽이 무너진다. 4부와 5부간 승강도 동시에 진행된다. 완전하고 이상적인 형태의 승강제 디비전리그로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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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제 디비전리그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여자야구의 저변도 서서히 다져가고 있다. 그동안 명맥만 이어왔던 여자야구는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활성화하고 있다. 10여 년전 불과 수십 명에 불과했던 여자야구 선수 인구는 최근 1000여 명까지 늘어났다. 체계화된 승강제 디비전시스템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 영향이다.
대표적 생활체육인 당구의 경우 D5~D2로 이어지는 승강제를 바탕으로 한 ‘2025 KBF 디비전리그’를 운영 중이다. D5는 시·군·구 단위, D4는 시·도 단위, D3 이상은 권역 단위로 구성된다. 여기에 어르신·유소년 리그를 분리 운영하는 등 연령별 맞춤형 경쟁 구조도 만들었다.
풀뿌리부터 시작해 가장 높은 곳까지 이어지는 디비전시스템은 이분화됐던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을 하나로 묶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승강제 리그 시스템이 정착하면서 지역 기반 참여 및 저변 확대가 동시에 이뤄지는 모습”이라며 “생활체육에서 출발해 전문체육으로 이어지는 건강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승강제 리그가 완전히 뿌리내리기까지 넘어야할 장애물도 많다. 가장 큰 숙제는 인프라와 인력 부족 문제다. 리그를 치를 시설에 대한 투자 및 전문 인력 양성이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나진균 서울시 야구소프트볼협회 부회장은 “각 시도 체육회를 보면 디비전 리그를 운영하는 담당자가 1~2명인 경우가 태반”이라며 “서울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방에는 경기장 시설이 부족해 리그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특히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지금의 시스템을 깨지 못하면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체육계 관계자는 “예산이 지원된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독립적인 재정 구조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통합 매뉴얼 및 관리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디비전 리그가 최상위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해 구조적 통합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종목의 경우 디비전 리그가 본격화하면서 자생적으로 열렸던 각종 대회들과 부딪히기도 한다.
한 30대 동호인 야구선수는 “많은 참가자들이 디비전 시스템에 대한 이해와 적응이 부족하다”면서 “구성원들이 리그와 종목을 떠받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는 “참가 팀이나 선수에 대한 등록·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며 “시스템을 구축해 복잡한 등록 절차의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한국스포츠과학원 공동기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