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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알고 보면 설현은 아이돌로 데뷔한 2012년, 인기 주말 연속극 KBS2 ‘내 딸 서영이’로 연기를 시작한 13년 차 배우이기도 하다. ‘섹시 콘셉트’는 설현에게 꼬리표가 될 수도 있었지만 그는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이제는 가수보다 배우를 앞세워 자신을 소개한다.
설현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흥행을 거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에서 항상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미스터리한 인물이자,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지영 역을 연기했다. 그는 화장기 없는 버석한 얼굴, 늘 비에 젖은 모습, 섬뜩한 표정, 축 늘어진 자세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설현은 19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한 ‘조명가게’ 라운드 인터뷰에서 “‘설현이 나온다고 해서 봤는데, 저 캐릭터가 설현이었어?’ 하는 시청자 반응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데뷔 13년 차. 설현은 “연기에 대한 생각은 매 작품마다 매번 바뀐다. 점점 더 잘하고 싶다. 제가 연기를 대하는 태도도 점점 더 진심이 되어가는 것 같다”며 “제가 연기를 시작할 때 스스로 다짐한 게 있는데, ‘그 전보다는 잘하자’는 거였다. 지금까지는 잘 지키고 있는 것 같다”고 단단한 연기 철학을 전하기도 했다.
외모로만 평가됐던 설현은 자신만의 행보를 구축하며 배우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타이틀이 붙었으면 좋겠는지 묻자 “저는 그냥 연기 잘한다는 말이 제일 좋다. 가수 할 때도 다른 말보다 노래 잘하고 춤 잘 춘다는 말이 듣기 좋았다. 믿고 보는 배우, 나오면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고등학생이던 설현은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인기 아이돌에서 배우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설현은 자신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할까. 설현은 “연기를 하다 보니까 배우라는 직업은 기다림이 어렵더라. 가수 활동을 할 땐 앨범 시기, 구성, 일하는 것도 주도적으로 흘러갔는데 배우는 선택을 받아야 하지 않나”라며 “처음에는 불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지난 시간 동안 그 빈틈을 잘 채웠던 것 같아서 뿌듯함이 있다. 앞으로 하게 될 작품도 잘했으면 좋겠고 제 자신이 아프지 않고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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