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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의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획득한 티빙 최주희 대표의 각오다.
올해 프로야구에서 경기 외적으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온라인 중계 유료화’다. 이는 프로야구 팬들이 야구를 즐기는 방법에 지대한 영향을 줄 만한 큰 사건이다.
CJENM의 OTT서비스인 티빙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2024~2026년 KBO 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했다.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무려 1350억원이라는 거액을 쏟아부었다.
티빙은 곧바로 온라인 중계의 유료화를 선언했다. 그동안 포털사이트 등에서 무료로 야구를 시청했던 야구팬들은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를 보기 위해 매달 최소 5500원(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을 내야 한다.
그런데 중계 유료화를 선언하자마자 팬들의 반발을 샀다. 시범경기 중계 곳곳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견됐다. 기본적인 선수명이나 야구 용어조차차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야구를 아는 초등학생이 운영해도 이렇게는 안하겠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적된 문제들은 곧바로 수정됐다. 하지만 이는 야구팬들에게 제대로 미운털이 박히는 계기가 됐다.
티빙은 곧바로 잘못을 인정했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무료보다 못하다는 지적들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개막 전까지는 제대로 된 중계 서비스를 구축해서 찾아뵙도록 약속드리겠다”고 고개 숙였다.
최 대표는 “콘텐츠에 대한 진심어린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서비스, 중계 시도를 보여드리면서 팬들을 설득하겠다. 진정성 있고 열정 어리게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작은 폭망이었지만 그래도 티빙은 발빠르게 상황을 수습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KBO 중계와 관련해 그룹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와 계약을 파기하고, 새 외주사인 ‘앵커’와 협력하기로 했다.
외주사 교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팬들의 지적을 받아들이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티빙의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본격적인 유료 중계가 시작될 정규시즌에도 문제가 반복된다면 어떤 혼란이 발생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당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상황이다.
최근 또다른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서 수준높은 중계를 선보여 야구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쿠팡플레이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티빙을 자극하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