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에 들어온 갤러리는 하나같이 1번홀 입구에 있는 기념품 매장인 프로숍에 먼저 들린다. 갤러리만 살 수 있는 기념품을 사기 위해서다.
마스터스 ‘오픈런’이 펼쳐지는 이유는 희소성과 리셀 덕분이다.
마스터스는 제한된 인원만 입장할 수 있다. ‘패트런’으로 불리는 갤러리는 약 5만명으로 정해져 있다. 패트런이 아닌 일반 갤러리는 연습라운드 때 입장이 가능한 티켓을 구해야 하는 데 하늘의 별 따기다. 티켓 판매가 끝나면 이 역시 몇 배씩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기념품은 마스터스를 상징하는 초록색 모자와 티셔츠, 홀 깃발, 양말, 넥타이, 텀블러, 머그컵, 우산, 가방, 시계, 머플러, 에코백, 볼마커와 열쇠고리, 골프공 등 그 종류만 수백 가지에 이른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마스터스를 상징하는 초록색 모자다. 하루 5만 명 안팎이 입장하는 데 절반 이상은 초록색 모자를 쓰고 다닌다.
모자의 종류만 수십 가지여서 모자만 판매하는 곳이 따로 있다. 이곳은 매일 장사진을 이룬다. 모자의 가격은 저렴한 게 28달러이고 50달러가 넘는 비싼 제품도 있다.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도 구매리스트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인기템’이다. 브랜드에 따라 가격은 32달러대부터 200달러 이상의 제품도 있다. 초록색 티셔츠가 가장 많이 팔리고, 구매 후 즉석에서 갈아입고 갤러리를 하러 가는 팬들도 자주 보인다.
모자나 티셔츠는 리셀 시장에서 최소 2배 이상, 제품에 따라선 4~5배 이상 거래되기도 한다.
가장 경쟁률이 치열한 기념품은 마스터스 기간에만 한정 판매하는 퍼터다. 올해는 250개만 만들어 판매하는데 일반 갤러리는 구매할 수도 없다.
한정판으로 판매하는 기념 퍼터는 일반 갤러리의 입장을 허용하지 않는 클럽하우스 프로숍에서만 판해만다. 선수와 가족, 후원사와 초청자 등 허용된 사람만 들어갈 수 있어 더 ‘귀한’ 대접받는다.
이 퍼터는 ‘리셀’ 시장에서도 워낙 귀한 대접을 받기에 몸값이 치솟는다. 2019년 890달러에 판매했던 퍼터가 현재 온라인에선 50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
일주일이라는 정해진 시간만 제품을 판매하다 보니 ‘싹쓸이 쇼핑족’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사이즈나 디자인을 고를 시간에 한 개라도 더 사서 쌓아두는 갤러리가 적지 않다. 이렇게 구매한 제품은 마스터스가 끝난 뒤 리셀 시장에 내다 판다.
쇼핑하는 프로숍 바로 옆에는 즉석에서 택배로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는 것도 마스터스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사야할 물건이 많은 갤러리는 쇼핑 후 바로 옆으로 이동해 택배로 보낸 뒤 다시 프로숍으로 이동해 두 번째 쇼핑을 하기도 한다.
2022년 일주일 동안 판매된 마스터스 기념품은 6900만달러(약 900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 이전엔 5000만달러(약 655억원) 수준이었는데 해마다 매출액이 늘고 있다. 올해 1000억원 이상 매출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징성과 한정 판매하는 희소성이 만든 마스터스만의 판매 노하우다.
2023년 마스터스는 6일부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올린다. 쇼핑을 마친 갤러리들은 그제야 새로운 마스터스 챔피언의 탄생을 지켜보기 위해 코스로 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