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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공개된 ‘수리남’은 ‘한국 출신 국제 마약왕’이라 불렸던 범죄자 조봉행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드라마다.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 전요환(황정민 분)으로 인해 누명을 쓴 민간인 강인구(하정우 분)가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군도: 민란의 시대’ ‘공작’ 등을 만든 윤종빈 감독이 처음 연출 및 각본을 맡은 드라마 시리즈다. 특히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조우진, 유연석에 할리우드 배우 장첸까지 정상급 톱배우들을 한데 모은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눈길을 끌었다.
조우진이 연기한 극중 변기태는 한때 ‘수리남’의 차이나타운을 장악한 첸진 일당의 중국 조직에 몸담았던 조선족 출신 인물이다. 첸진 일당을 배신하고 전요환의 심복이 된 뒤 ‘전도사’로 불리며 전요환의 온갖 지저분한 일들을 뒤처리한다. 동시에 극 중간중간 능청스럽게 망가지는 모습으로 캐릭터의 입체적 매력을 부각시킨 그는, 후반부 정체를 둘러싼 결정적인 반전 한 방을 선사해 팬심을 사로잡았다.
유튜브 및 SNS에서는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조우진의 극 중 활약상을 담은 각종 클립 영상과 명대사 패러디가 제작돼 확산되고 있다. 변기태의 시점에서 주요 스토리를 되짚어본 한 리뷰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조회수 96만 회를 돌파했다. 이밖에 조우진이 등장한 각종 명장면을 모아놓은 클립 영상들이 최소 10만, 최대 120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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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의 이전 출연작들도 새삼 진가를 조명받고 있다. 그를 충무로 신스틸러로 발돋움시킨 영화 ‘내부자들’(2015) 속 조상무 캐릭터의 “거 말고 요 썰으라고”란 명대사가 다시 회자되는가 하면, ‘강철비’(2017), ‘국가부도의 날’(2018), ‘마약왕’(2018), ‘돈’(2019), 그의 원톱 주연작인 ‘발신제한’(2021)과 최근작인 ‘킹메이커’(2022), ‘외계+인’ 1부 등 필모그래피가 재차 입소문을 타고 있다. ‘도깨비’(2016), ‘미스터 션샤인’(2018), ‘해피니스’(2021) 등 드라마까지 접수한 넓은 연기 스펙트럼에 호평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그가 ‘수리남’에서 인생 캐릭터를 경신할 수 있던 비결이 ‘디테일’에 있었다고 꼽는다. ‘수리남’의 주인공 하정우는 최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목의 문신과 수염 등 특수분장이 많아 다른 배우들보다 항상 세 시간씩 일찍 출근해 있어야 했으며, 연변 사투리와 중국어가 유창한 변기태 캐릭터를 완벽 소화하기 위해 촬영 들어가기 1년 전부터 중국어 연습에 매진했다더라”며 조우진의 노력을 칭찬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 역시 “극에서의 분량과 상관없이 인물의 사소한 습관, 행동까지 치밀하고 섬세히 드러내 캐릭터가 가진 성격과 특징을 극대화하는 것이 조우진의 강점”이라며 “꾸준한 다작을 통해 다진 내공이 ‘수리남’ 속 변기태 캐릭터의 고유한 매력과 만나 시너지를 발휘한 바람직한 케이스”라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