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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의 등장은 드라마 수출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글로벌 OTT 한 곳과의 계약으로 글로벌 동시 방영이 이뤄지는 만큼 해외시장에서 영역을 넓히는 게 그 만큼 수월해졌다. 작품성 있는 드라마가 국내에서 시청률·화제성에서 아쉬운 성적을 내더라도,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내며 주목받는 기회를 잡기도 한다.
대표적인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특히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킹덤’, ‘스위트홈’, ‘오징어 게임’, ‘지옥’ 등 국내와 아시아를 넘어 북미에서도 주목 받는 흥행작들이 늘어나며 한국 콘텐츠 시장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넷플릭스는 완성도 높은 한국 콘텐츠로 유입자를 늘리고, 또 한국 콘텐츠 제작사는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며 성과를 낼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성공은 국내 콘텐츠 시장의 해외 매출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흥행작의 탄생은 K드라마에 대한 직접적 투자와 판권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 해외에서 선판매되는 경우도 늘어났는데 박해진 주연의 ‘지금부터 쇼타임’은 촬영 전부터 해외 OTT에 방영권 라이선스가 판매됐고, ‘별똥별’도 일본 유넥스트(U-NEXT) 채널,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비키(VIKI) 등에 선판매하며 글로벌 160개국 동시 방영을 확정했다. 이는 해외시장에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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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뛰는 제작사, 구작 판매까지
해외판권 직접 판매에서 OTT 계약까지 제작사와 방송사에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계약 조건도 더욱 다양화됐다. 또 방송 채널이 많아진 데다 OTT 계약, 부가 사업 등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들이 생겨나며 제작사는 과거 방송사에 제작비를 보전받고 IP를 넘겼던 것과 달리 IP를 직접 판매를 하는 방식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국내에서 이미 방송이 끝난 구작에 대한 판권 판매 문의도 늘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의 경우 지난해 1분기 해외 판매 매출이 4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567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는데 지난해 구작 매출 비중이 25.5%에서 올해는 8%포인트 상승한 34%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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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설립된 삼화비디오프로덕션을 전신으로 해 ‘명성황후’, ‘제빵왕 김탁구’, ‘낭만닥터 김사부’, ‘어게인 마이 라이프’ 등 다수의 히트작을 만든 삼화네트웍스 윤은정 본부장은 “잘 만든 작품이 시간이 흐른 뒤에도 주목 받는 것을 보면서 작품을 제작할 때 선택과 집중을 해 작품성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도 더 생기고 있다”고 변화를 짚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