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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3회까지 1피안타만 허용하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4회말 수비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낸 뒤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밀어내기 볼넷 등으로 2실점 한 뒤 2-2 동점이던 1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공교롭게도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만든 상대 타자가 김하성이었다.
이후 구원투수 헤네시스 카브레라가 김광현이 남긴 주자 2명의 득점을 막지 못하면서 김광현의 실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세인트루이스는 3-5로 패했고 김광현은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패배로 김광현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13경기 연속 무패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김광현 선발 등판 시 팀 승리’ 공식도 깨졌다. 다만 4실점 가운데 자책점은 1점만 인정돼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은 2.74에서 2.73으로 약간 내려갔다.
이날 경기는 김광현 대 김하성의 코리안 빅리거 투타 맞대결로도 관심이 쏠렸다. 샌디에이고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2타수 무안타 2볼넷 1타점 2삼진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195에서 .190으로 내려갔다.
김광현과 김하성의 첫 만남은 3회초에 이뤄졌다. 2회까지 호투를 펼친 김광현은 선두타자로 나온 김하성을 풀카운트 승부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30km짜리 체인지업으로 김하성의 배트를 헛돌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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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은 6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8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와선 볼넷을 얻어 출루한 뒤 시즌 3호 도루를 성공시켰다.
김광현은 경기 후 현지언론과 화상 인터뷰에서 “팀이 2연패 중이고 오늘 세인트루이스로 돌아가는 날이어서 이기고 싶다는 욕심이 컸는데 아쉽게 됐다”며 “계속 투구 수가 적은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오는데 감독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내 탓이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김광현은 4회에만 볼넷을 3개나 내준 것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광현은 “요즘 볼넷이 많아지고 있는데 직구 스트라이크 카운트가 덜 잡히는 것 같아서 아쉽다”며 “다음에 언제 등판할지 모르지만 밸런스를 좀 더 잡아서 직구 제구를 개선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속 타자 밀어내기 볼넷을 줬기 때문에 감독 입장에서는 무조건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내가 감독이어도 바꿨을 것 같다. 부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광현은 이날 부진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기기만 했고 이제 첫 패를 했다”며 “팀이 진 것은 너무 아쉽지만, 부담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즐기면서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은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복귀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는 대활약을 펼쳤다.
최지만은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3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맹타를 기록했다.
최지만은 1회말 첫 타석에서 메츠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의 초구 149㎞ 싱커를 밀어쳐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이어 4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서도 우중간 안타를 때렸다.
최지만은 8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 시원한 장타와 함께 타점을 올렸다. 무사 1루 상황에서 메츠 구원투수 에드윈 디아스의 4구째 147km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측 선상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2루에 나간 최지만은 후속 타자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시즌 첫 득점까지 기록했다.
스프링캠프 때 무릎 통증을 호소한 최지만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무릎 관절 연골 조각과 반월판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관절경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갔다. 재활을 마치고 마이너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뒤 시즌 개막 6주 만에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최지만은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오늘 공이 잘 보였고, 컨디션이 좋았다. 아침부터 좋아서 설렜다”며 “팀에 보탬이 된 자체가 너무 기분 좋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