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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으로 한숨 돌리나 싶었더니 이태원發 재확산이 발목

박미애 기자I 2020.05.13 06:00:0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코로나19 방역체계가 생활방역으로 바뀐 지 한주가 지났지만, 이태원 클럽발 재확산 우려가 커지며 극장의 정상화는 요원해지고 있다.

‘침입자’ ‘결백’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된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극장 관객은 26만5847명을 기록했다. 전 주(4월29일~5월4일) 대비 4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 주에는 부처님 오신 날부터 나흘 간의 연휴가 있었다고 하나 방역체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관객 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에 대해 영화산업 종사자들의 근심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영진위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국내 영화산업 현황 및 전망도 우울하다. 향후 서서히 경기를 회복한다 해도 올해 국내 영화산업은 전년 대비 1조 3000억원에 달하는 60~70%의 매출 감소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관련 산업 종사자 2만명여의 고용불안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3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88%(1284만명), 4월에는 94%(1237만명) 가량 관객 수가 감소했다. 이는 신작 영화의 개봉 취소 및 연기로 이어지면서 배급 및 상영이 멈춘 것은 물론 제작까지 중단되며 성장 동력이 꺼졌다. 2월 해외 국가들의 한국발 입국 제한에 김성제 감독의 ‘보고타’는 콜롬비아 보고타 로케이션을 중단했다. 김성훈 감독의 ‘피랍’도 모로코 촬영을 못하게 되면서 내년으로 크랭크인을 미뤘다.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은 촬영을 연기했다가 생활방역 체제로 완화됨에 따라 이달 중에 첫 촬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영진위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보급에 최소 1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2년 가량 소요되는 영화 공정 사이클 등을 고려하면 영화산업의 경기회복은 타 산업에 후행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나마 5월부터 이어지는 ‘결백’(5월27일) ‘침입자’(6월4일) 등의 신작 영화 개봉이 고사 위기의 극장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가 됐는데 최근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태가 찬물을 끼얹었다. ‘침입자’는 지난 3월12일과 오는 5월21일 개봉을 하려고 했다가 코로나19 확산과 재확산 우려에 두 차례 개봉이 미뤄졌다. ‘침입자’와 ‘결백’은 총 제작비 60억원 안팎의 중저예산급 상업영화다. 7~8월 개봉 대기 중인 ‘반도’ ‘영웅’ ‘승리호’ 등은 200억원의 고예산 상업영화다. 흥행 부진시 타격이 크다. ‘결백’과 ‘침입자’의 관객 추이에 따라 이후 영화들의 개봉 일정이 변동될 수 있어 업계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지금 개봉하는 신작들은 좌석 50%를 포기하는 어려움을 감수하는 것으로, 극장 경기 진작의 마중물 역할이 기대됐는데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이 안타깝다”며 “재확산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극장의 방역 노력과 더불어 개인의 방역 노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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