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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성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 오픈 우승을 비롯해 톱10에 4번 이름을 올리며 상금랭킹 10위를 차지하는 등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호성은 JGTO 시즌 최종전으로 치러진 JT컵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쏟아지는 관심에 인터뷰 촬영, 시상식 참가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최호성은 13일 한국에서도 상을 받았다. 최호성은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제네시스 어워드 2018에서 올해 가장 인기 있었던 선수에게 주는 상인 인기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최호성이 올해 인기를 끌기 시작한 때는 지난 6월 열린 한국오픈이다.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투어 공동 주최로 열린 한국오픈 때 최호성의 돌리고, 비틀고, 꼬는 특별한 스윙은 큰 관심을 끌었다. 당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포털 사이트를 비롯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은 최호성의 스윙 영상으로 도배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다. 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인 한 명인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자신의 트위터에 “나도 연습할 때 따라 해봐야겠다”는 글과 함께 최호성의 스윙 영상 링크를 올리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최호성의 인기는 엄청나다. 최호성이 우승을 차지한 카시오 오픈을 비롯해 JT컵에서는 일본 골프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JT컵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 임성재(20)는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골프 선수인 이시카와 료와 비슷한 수의 갤러리가 모였다”며 “한국 선수 중에는 최호성 프로님이 가장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일본에서 뛰는 한국 선수에게 이렇게 많은 갤러리가 모인 것은 처음 봤다”고 혀를 내둘렀다. 황중곤은 카시오 오픈 때 특별한 경험을 했다. 그는 “최호성 프로님이 티잉 그라운드를 비롯해 코스에 나타나기만 해도 갤러리들이 환호했다”며 “일본에서 8년째 뛰고 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돌리고, 비틀고, 꼬는 특별한 스윙인 피싱샷에는 남모를 사연이 숨어 있었다. 그가 일반적인 스윙을 버리고 피싱샷을 하는 이유는 생존 때문이다. 최호성은 지난 여름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서 다른 선수들처럼 멋진 스윙을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 생각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최호성은 ‘피싱샷’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것은 확실히했다. 그는 “스윙을 보기에 좋지 않지만 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 스윙이 최적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맞는 스윙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의 스윙이 나에게는 딱 맞는 것 같다”며 “피싱샷 덕에 성적도 좋아지면서 많은 사랑까지 받게 돼 너무 행복하다. 계속해서 좋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2018년 중반까지만 해도 최호성이 JGTO 시드 유지와 함께 한 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30명이 나갈 수 있는 시즌 최종전 JT컵에 출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호성은 상금랭킹 10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두 가지 목표를 이뤄냈다. 카시오 오픈 우승으로 JGTO 2020년까지 투어 카드를 보장받은 최호성은 이제 새로운 꿈을 향해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