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CJ컵의 가치를 환산하면 얼마 정도일까. 더 CJ컵은 전 세계 226개국, 23개 언어로 10억 이상 가구에 생중계됐다. 총 4만여 명(주최측 집계)이 대회장을 찾았다. 이 덕분에 클럽 나인브릿지와 제주의 경관, 관련 산업과 문화 등도 전 세계에 홍보되는 효과를 누렸다. PGA 사무국은 대회의 미디어 노출ㆍ광고 효과를 포함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약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이 대회를 마치고 CJ 그룹은 AC 닐스 컴퍼니를 통해 미디어 노출 효과가 1668억원에 달할 것으로 측정했다. 더 CJ컵은 전 세계에 총 1964시간 노출됐고 온라인 기사는 총 3만4099건이 유포됐다. 갤러리들의 소비를 비롯해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들의 숙박, 쇼핑, 렌터카 등 간접 소비까지 더하면 파급 효과가 제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한다.
더 CJ컵의 1년 운영비 200억~3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141억원의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와 190억원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운영비를 더한 것과 맞먹는다. 올해 우승 상금은 171만달러(약 19억원)로 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최대 상금 규모를 자랑한다. KPGA·KLPGA 투어 우승 상금과 비교하면 약 10배 많은 규모다.
CJ그룹이 대회 개최를 위해 매년 200억이 넘는 돈을 사용하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 CJ그룹은 이번 대회가 전세계에 CJ 브랜드를 알리고 K-라이프스타일을 확산시키는 ‘스포츠·문화플랫폼’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들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관전하고 다양한 한식 메뉴와 엑스포에 마련된 이벤트와 후원 브랜드들을 체험하며 세계적 스포츠 축제를 즐겼다. CJ그룹은 더 CJ컵을 통해 그룹의 인지도 상승과 ‘K-푸드’를 대표하는 자사 제품의 브랜드 ‘비비고’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회장 주요 코스 4곳과 갤러리플라자, 엑스포존 등에서 핑거푸드 형태로 준비한 비비고 대표 메뉴들을 맛볼 수 있는 ‘비비고 테이스티로드’를 운영해 갤러리들의 입을 즐겁게 했다. ‘비비콘’은 매일 준비한 수량이 오전에 완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비비고’는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 제품들을 집중 육성해 한국의 음식문화를 해외 시장에 전파시키기 위해 탄생했다. CJ 그룹의 전략 브랜드인 비비고는 현재 만두, 김치 등 6개 카테고리 100여 개 제품들이 세계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비비고의 최근 행보는 괄목할 만하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17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난 25년간 냉동만두 시장 1위를 지켜오던 중국 업체를 추월해 미국 만두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비비고는 올해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2020년에는 미국 내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높여(현재 30%) 만두 한 품목만으로 해외에서 7000억원을 달성해 글로벌 만두 시장에서 독보적인 1등으로 자리를 잡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부 손은경 상무는 “미국 시장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가 CJ제일제당 해외진출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세계적인 스포츠대회 개최를 계기로 비비고가 진정한 글로벌 한식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더 CJ컵과 함께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후원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미국 진출을 선언하면서 PGA 투어를 이용해 홍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PGA 투어의 협력사인 페덱스 때문에 CJ대한통운을 더 CJ컵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할 수가 없었다. CJ대한통운은 계획을 틀어 선수를 직접 후원하는 방향으로 변경했다. 이때부터 CJ그룹은 ‘무명 시절부터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선수’를 찾아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김시우(23), 임성재(20), 김민규(17) 등이 CJ대한통운 후원선수로 성장했다
김유상 CJ주식회사 스포츠마케팅팀 부장은 “유명 선수를 후원하는 것이 아닌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선수를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둔다”며 “앞으로도 CJ 그룹의 계획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지원이 필요한 선수들을 찾아 한국 골프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더 CJ컵의 성공적인 개최 뒤에는 CJ 그룹 이재현 회장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다. 이재현 회장은 대회 기간 내내 대회 현장을 직접 찾아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 현장 밀착 경영의 리더십을 선보였다. 대회 첫날 경기가 열린 18일에는 브룩스 켑카,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임성재 조와 함께 코스를 돌기도 했다. 최종 4라운드가 열린 21일도 마찬가지였다. 이재현 회장은 선수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며 우승자가 탄생하는 것을 지켜봤다. 또 지난해 대회 때는 직접 방송에 출연해 더 CJ컵 개최의 의미와 CJ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더 CJ컵을 ‘글로벌 CJ’의 위상을 높이는 비즈니스의 장으로 활용하라”고 그룹 및 계열사 경영진에 주문했다.
더 CJ컵은 골프대회를 넘어 ‘K-푸드’를 세계에 전파하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 더 CJ컵을 총괄하고 있는 경욱호 CJ그룹 마케팅실 부사장은 “CJ 그룹의 대표적인 글로벌 이벤트 케이콘(KCON)과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가 한류를 매개로 전 세계에 한국 문화와 K-라이프스타일을 전파해왔다면 더 CJ컵은 국제적인 스포츠 대회를 활용해 대한민국을 알리고 CJ의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더 CJ컵을 계기로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CJ그룹의 성장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