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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작은집’은 인적이 없는 숲 속에 고립돼 살아가면서 오프그리드를 시도하는 등 주거 실험을 콘셉트로 한다.
연출자가 스스로 “재미없는 예능”이라 칭한 ‘숲속의 작은집’. 그렇기 때문에 더욱 흥미진진한 신규 예능의 관전 포인트를 살펴봤다.
◇1인분의 삶…새로운 행복 찾기
‘삼시세끼’와 ‘윤식당’. 나영석 PD의 앞선 두 프로그램은 새로운 방식의 라이프 스타일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었다. 느리지만 손수 밥을 지어 하루 세끼를 잘 챙겨먹고(삼시세끼), 현지에서 생활을 하며 지속 가능한 여행(윤식당)을 했다.
이번 예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실험의 큰 틀은 오프그리드로, 공공의 전기나 수도, 가스도 연결하지 않고 자연에서 홀로 살아감을 뜻한다. 소지섭과 박신혜 등 피실험자들은 제한된 환경에서 오롯이 혼자서만 생활해나가야 한다. 물질의 풍요와 끊임없는 연결로 살아가는 현재를 돌아보게 만드는 주제다.
공동연출을 맡은 양정우 PD는 “오프그리드는 자연 속에서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삶의 태도”라면서 “숲 속에서 혼자 살아보는 아이디어를 냈는데 많이 공감해주더라. 좀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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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성향을 지닌 피실험자인 소지섭과 박신혜의 비교도 관전 포인트다. 두 사람은 제주도 모처에 마련된 통나무집에서 각각 살아간다.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두 사람이 만날 일도, 추가 게스트도 없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나 PD는 소지섭의 일상을 “스님의 삶”이라고 표현했다. 나 PD는 “이미 미니멀 라이프를 살고 있더라. 심심하고 재미없어 보이지만 그 자체로 ‘완결성’이 있다”면서 “작은 집에서 단조롭게 사는 것을 고립이나 고통으로 느끼지 않고 충분히 즐기며 촬영하더라”고 말했다.
반면 박신혜의 짐은 소지섭의 것의 10배였다. 박신혜는 “이번 촬영을 통해 내게 진짜 필요한 게 무엇이고 비워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며 “30리터 물로 생활하는 게 가장 컸다. 설거지에 물이 꽤 많이 사용된다는 걸 알았다. 실생활에서도 물을 낭비하고 있지 않았나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미 보다 새로움·자연스러움으로
“회사(tvN)에서 진짜 해보고 싶은 걸 해보라고 했다. 시청률이 안 나와도 좋다고 했다. 어쩌면 재미없을 수도 있다. 잠들기 딱 좋다.”
나영석 PD는 ‘숲속의 작은집’ 제작 배경을 이처럼 설명했다.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한 제작발표회에서 “재미없다”고 자처하는 사례는 드물다.
그만큼 새로운 도전이란 풀이도 가능하다. 바쁜 일상에 쫓기는 현대인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하겠다는 포부다. 예능적 재미를 위해 소지섭과 박신혜가 만나는 설정 등을 포함할 수 있지만,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위해 인위적인 설정을 모두 배제했다고 말했다.
나 PD는 “가끔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1시간 정도 휴대전화를 보지 않으면 메시지만 100개가 와 있다. 모든 연결을 끊고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비단 저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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