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천진 JTBC 테니스 해설위원은 28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정현이 톱10에 진입할 것이라는 선수들과 전문가들의 말은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다”라며 “정현은 호주 오픈에서 톱랭커들을 꺾으며 이미 톱랭커가 될 실력을 검증받았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은 “정현의 이번 활약이 ‘반짝 활약’에 그칠 가능성이 낮은 이유는 테니스라는 종목 특성상 한 번 실력이 올라가면 다시 줄어드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며 “이미 백핸드 같은 경우 세계 톱클래스라고 할 수 있다. 물집 투혼에서 봤듯 멘털적인 면에서도 완벽해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정현의 나이도 밝은 미래를 전망하게 한다.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계속 노력한다면 톱10 또는 그 이상의 순위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은 26일 열린 페더러와 대회 4강에서 2세트 도중 메디컬 타임아웃을 신청했다. 의료진의 응급처치 후 다시 코트에 나섰으나 결국 손을 들어 올리며 기권했다. 이후 정현의 발 상태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그의 ‘물집 투혼’은 숱한 화제를 일으켰다.
실업 테니스 선수출신인 최 위원은 “정현이 물집으로 겪었을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빨간 살이 드러났는데 거기에 소금을 뿌리고 비비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진통제도 순간뿐이지 경기가 시작되면 다시 고통이 몰려온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은 올해가 정현을 포함한 ‘영건’들이 기존 ‘빅4(페더러,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앤디 머리)’의 아성을 무너뜨릴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현이 세계 톱랭커로 거듭나기 위해 기술적으로 보완하고 넘어가야 할 점들을 짚었다.
최 위원은 “페더러가 4강전에서 보여줬듯 서브의 질이 매우 중요하다. 페더러의 서브가 정현보다 빠르긴 했지만 에이스가 많이 나온 건 각도가 좋아서였다. 더 높이 올라가려면 서브 기술을 더 보충해야 한다”며 “포핸드도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컨트롤이 안되는 단점을 노출했다. 결정지어야 할 때 결정지을 수 있는, 실수를 줄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은 이날 호주발 대한항공 KE122편으로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수많은 취재진은 물론 정현을 알아본 팬까지 더해 구름 인파가 몰렸다. 정현은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오실 줄 몰랐다”며 “큰일을 하고 돌아온 것 같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 높은 곳을 보고 가겠다. 증명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현은 귀국 후 부상 부위인 발바닥 치료를 받으며 재활에 힘쓸 예정이다. 다음 달 초 불가리아에서 열리는 ATP 투어대회 출전 여부도 부상 회복 추이를 보며 결정할 예정이다. 호주 오픈 4강 신화를 함께하며 최근 정식 계약을 맺은 네빌 고드윈(남아공) 코치가 함께한다. 정현은 “당장 병원에 가 검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몸 상태를 확인한 후 추후 일정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