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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단일팀, 한반도기..국론 분열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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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규대 기자I 2018.01.22 06:00:00

스포츠를 통한 세계 평화는 올림픽 정신
지정학적 리스크 줄이는 노력 계속되어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식에서 남북의 공동입장이 확정되면서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할 공동기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남측 황보성일(핸드볼. 왼쪽)과 북측 리정희(여자축구)가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는 모습.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남북한 합의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전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뜨겁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마식령 스키장 공동 훈련’ ‘금강산 합동 문화 행사’ 등 남북회담을 통해 드러난 사안마다 의견이 엇갈려 국론이 분열되는 모양새다. 네이버가 지난 19일 일부 뉴스 서비스 댓글 조작 의혹을 투명하게 규명하기 위해 분당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을 정도로 찬반 댓글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먼저 남북 단일팀은 IOC가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 박물관에서 북한 참가 선수들은 3개 종목과 5개 세부 종목에 걸쳐 평창올림픽 경기에 출전한다고 밝히면서 일단락됐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은 총 엔트리 35명으로, 우리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이 가세한다. 반면 개막 전야제(남북 합동 문화 행사)를 금강산에서 진행키로 남북이 합의한 것과 관련해 정작 주인공인 선수들과 주민이 도외시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논쟁의 시작은 △ 평화 올림픽 vs 공정경쟁 △ 신구세대의 인식 차이 △ 정치적 결단 vs 소통의 부재 등이다. 문재인 정부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남북한의 지정학적 위기로 출전을 고민한다는 몇몇 국가가 있었던 만큼 단일팀 등 북한의 참여를 확정한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당시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을 추진하는 데 합의했고, 나경원 의원이 “평창에 북한이 참여해야 한다”고 인터뷰했던 과거 사례와 궤를 같이한다. 그럼에도 ‘스포츠는 공정해야 한다’는 반론과 함께 대결 양상이 벌어졌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아이스하키 단일팀 반대합니다’라는 글은 21일 정오 기준 4만7000명 남짓 추천을 기록 중이다. “선수들의 피땀이 정치적인 이유로 물거품이 될 수 없다” “정치는 제발 스포츠에 끼지 마라” 등 의견이 나왔다. ‘1승이라도 거둬 경기장에서 애국가를 듣고 싶다’는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팀원에 대한 기회를 발탁하거나, 체력이 중요한 아이스하키 특성상 다른 출전 국가팀에 대한 불공정한 결정이라는 주장도 올랐다.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남북 합의로 2030세대의 일부가 돌아섰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북한의 무임승차론도 2030세대의 입을 타고 불거졌다. 젊은 세대는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등장한 한반도기나 2000년 시드니올림픽 당시 남북 공동입장 등의 대의에는 공감한다. 남북이 과연 통일되어야 하나 의문을 갖는 젊은 세대도 많다. 지난해 7월 통일연구원이 발표한 ‘2017년 통일 국민 인식 조사’에서 60대 이상의 47.3%가 단일 국가에 찬성하는 데 비해 20대는 20.5%에 불과했다.

단일팀이나 마식령 스키장에서 합동 훈련 등은 평화올림픽을 세계에 알리는 메시지의 하나다. 다만 남북한의 정치적 이해와 자본에 집중한 IOC로 인해 공정한 룰을 가져야할 올림픽정신이 변질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전 세계에 평화 메시지를 알리는 정치적 결단이라 하더라도 당사자와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자 아이스하키팀 감독과 선수들은 뉴스를 통해 단일팀 추진 소식을 들었고,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이보다 며칠 뒤인 16일에야 선수단을 찾아와 설명했다. 결정을 이미 해놓고 아이스하키 대표 선수를 찾아 “지금까지 얼마나 땀과 눈물을 흘려온 지 잘 알고 있다”는 설득이 뒤늦은 이유다. “선수들에겐 참 안타까운 일일지 모르겠으나(중략) 어떤 희망도 있겠지만 큰 역사를 만든다는 자부심을 가졌음 좋겠다”는 이재정 경기교육감의 발언도 비판받을만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18일 리얼미터 조사 결과 한 주 전과 비교해 3.5%포인트 소폭 떨어진 67.1%를 나타났다. 기회의 균등과 과정의 평등, 좌우와 신구 세대의 소통을 중시한 문재인 정부의 구호를 공허하게 만들지 않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등장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당사자의 피해 그 자체보다 그 피해를 딛고 얻을 수 있는 세계 평화 등 공적 이익이 얼마나 크냐 먼저 알리고 설득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새삼 올림픽정신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올림픽 대회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다.” 근대올림픽강령 중 일부다. 올림픽 개막식 때 전광판에 나타나는 글귀다. 1894년 피에르 쿠베르탱에 의해 시작된 근대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자는 게 목적이다. 온전히 스포츠의 경쟁만 강조했다면 프로로 뛰는 선수를 참가시켰을 터이다. 그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에 앞서 일촉즉발의 전쟁 발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평화올림픽의 기치를 내건 건 합당하다. 합의를 해야 할 것, 양보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구분이 있어야 한다. 평화를 합의할 수 있으나 안보는 양보할 수 없다. 김성수 정치문화평론가는 “앞으로 북한이 또다시 도발할지 미지수다. 그럼에도 변화의 물꼬를 트는 게 중요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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