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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이나 쇼트트랙 등 시간과 싸움하는 종목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고 충돌 시 선수를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다.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체형으로 만들어진다. 표면에는 공기가 잘 흐르도록 작은 돌기가 있다. 레이스 내내 허리를 굽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ㄱ’자 형태로 디자인된다. 최근에는 충돌 시 상대의 스케이트날에 부딪혀도 큰 부상을 입지 않도록 방탄 소재로 제작하기도 한다. 앞서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기존 경기복의 방탄 작용이 미흡했다고 주장하며 평창동계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니폼 제작사를 교체했다.
아이스하키는 미식축구를 방불케 하는 몸싸움에 시속 150km로 퍽이 빙판 위를 날아다닌다. 2002년 국내에서 열린 한 아이스하키 대회에선 경기 도중 선수가 퍽에 맞아 숨진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때문에 아이스하키 유니폼은 몸을 보호하는 데 가장 큰 비중을 둔다.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규정에 따라 20kg에 달하는 보호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탄소 소재와 스펀지 재질로 경기복을 만든다. 마찰을 최소화하며 ‘군장’을 메고 경기하는 선수들의 불편함을 줄여줬다. 유니폼의 목 부분은 바람이 잘 들어오도록 그물 형태의 ‘메쉬 소재’를 사용했다.
최고의 경기력을 위해서라면 그 나라의 경기복이 가진 고유의 색을 버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앞서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에선 한국과 노르웨이, 독일 선수들이 모두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빙상장에 들어서 화제를 모았다. 한국 대표팀은 원래 파란색 유니폼을 입었으나 독일과 노르웨이는 다른 색이었다. 특히 노르웨이는 역대 스피드스케이팅 대회에서 네덜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메달(80개)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들은 항상 붉은색 유니폼을 고집해왔다.
노르웨이가 유니폼 색을 변경한 건 파란색이 ‘가장 빠른 색’이라는 소문이 돌아서였다.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 많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렌조 셰이미 색 과학 기술 교수는 “염색에 관해 내가 아는 지식으로 똑같은 천을 똑같은 성분으로 이뤄진 다른 염료로 염색했다고 해서 공기역학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또 다른 쪽에선 심리적 자극이 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분위기다. 한 노르웨이 선수는 “빨간색 유니폼보다 조금 빠르다고 하니 그렇게 믿고 싶다. 한국과 독일 선수들이 파란색을 입을 때도 저마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