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콜롬비아전은 평가전 이상의 승부

이석무 기자I 2017.11.10 06:00:00
콜롬비아와의 평가전 경기에 앞서 깊은 고민에 빠진 신태용 감독.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경기력 논란으로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대표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13위)와 양보할 수 없는 한판승부를 펼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A매치 친선경기를 펼친다.

▲신태용 감독, 물음표를 지워라

지난 8월 울리 슈틸리케 전임 감독에 이어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신태용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전을 무승부로 이끌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본선 진출이라는 결과와는 별개로 경기 내용은 답답함 그 자체였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두고도 결코 웃을 수 없었다.

지난 9월과 10월에는 유럽 원정 평가전을 치렀다. 러시아와 모로코를 상대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를 당했다. 원정 2경기에서 3골을 넣고 무려 7골을 허용했다.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 감독 데뷔 후 4경기째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물론 신태용 감독도 할 말은 있다. 이란, 우즈베키스탄전은 경기 내용 보다 결과가 중요한 경기였다. 준비 기간도 짧았다. 유럽 원정은 K리거들이 빠진 반쪽짜리 대표팀이었다. 완벽한 선수 구성을 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인데다 국내파와 해외파를 총망라해 정예멤버를 꾸렸다. 물론 상대가 만만치 않지만 그전과는 다른 내용과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이번 평가전까지도 졸전이 나온다면 신태용 감독으로선 치명타를 입게 된다. 부임 후 3달 도 안돼 다시 거취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수도 있다.

평가전은 말 그대로 승패보다 전력을 평가하는 의미가 크다. 하지만 지금 신태용 감독과 대표팀에게 이번 평가전의 의미는 월드컵 본선 만큼이나 무겁다.

▲‘비공개 훈련’ 전술, 전략도 숨겼다

신태용 감독도 이번 평가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난 8일 수원 월드컵보조구장에서 열린 훈련에선 몸을 푸는 초반 20분만 공개하고 곧바로 비공개훈련으로 전환했다.

평가전에서 훈련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8월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홈경기를 앞두고도 전술 훈련을 공개했다. 훈련 공개 여부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훈련 내용을 노출하지 않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번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전술의 핵심은 손흥민의 최전방 이동이다. 손흥민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왼쪽 측면 공격을 맡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소속팀 토트넘에서 투톱으로 변신해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자 신태용 감독도 이를 실험하기로 했다. 물론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로 성공하기 위해선 뒤를 받치는 동료 공격수와 2선 자원의 뒷받침이 절실하다.

토트넘처럼 대표팀에도 해리 케인처럼 상대 수비를 흔들어주거나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처럼 날카롭고 정확한 전진패스를 연결해줄 선수가 나와야 한다.

수비는 지난 유럽원정에서 선을 보인 변형 스리백을 다시 가동할 전망이다. 지난 번에는 측면 수비 자원이 부족해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문 측면 수비수 김진수, 최철순(이상 전북)이 나서는 만큼 불안감은 확실히 덜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인 공격수’ 로드리게스를 막아라

콜롬비아하면 커피와 더불어 축구가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남미를 대표하는 축구 강호다.

현 시점에서 남미 축구의 ‘빅3’를 꼽는다면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더불어 콜롬비아를 꼽을 수 있다. 지난달 막을 내린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에선 브라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에 이어 4위로 본선에 직행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콜롬비아 대표팀은 최정예 멤버다.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가 빠지긴 했지만 간판스타인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와 후안 콰드라도(유벤투스) 등 핵심선수들이 모두 한국을 찾았다.

콜롬비아의 최고 스타는 단연 로드리게스다. 로드리게스는 스페인 최고 명문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 현재 독일 최강팀인 바이에른 뮌헨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 중이다.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득점왕에 오르면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외모도 꽃미남인데다 SNS 팔로어만 8000만명이나 돼 ‘축구계의 아이돌’로 통한다.

하메스는 개인기와 스피드, 슈팅능력, 경기 조율 등 공격수가 갖춰야 할 능력을 모두 겸비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시선을 놓는다면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진다. 지난 남미예선에서도 팀내에서 가장 많은 6골을 기록했다.

수비수 최철순은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전술을 가리지 않고 투쟁심이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겠다”며 “로드리게스가 기술이 좋은 선수인데, 압박 플레이와 거친 모습으로 잘 마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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