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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마저 무너진 MBC, 동시간대 1위 '0개'

이정현 기자I 2016.07.22 07:00:00

계속되는 주요인사 유출 '도미노'
위기감 커지는데 대응은 '답답'

라디오스타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MBC,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

21일 시청률 성적표가 공개됐다. 수요일 심야 예능프로그램에서 강세를 보였던 MBC ‘라디오스타’가 경쟁사의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에 밀렸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의 집계에 따르면 20일 처음 방송한 SBS ‘미운우리새끼’는 전국 7.3%로 ‘라디오스타’를 0.6%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그동안 히트 예능이 없었던 SBS는 만세를 불렀다. 하지만 MBC는 충격에 빠졌다.

‘라디오스타’마저 무너지자 MBC 예능국에 비상이 걸렸다. 자랑하던 프로그램들이 힘을 잃고 있다. “이제는 파일럿에도 밀린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평일 예능프로그램 중 동시간대 1위를 보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MBC에 없다. 굴욕적인 상황이다.

주말 예능프로그램도 비슷한 상황이다. ‘무한도전’을 제외하면 주요프로그램이 차례로 무너지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마리텔’도 어느새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뒤숭숭한 사내 분위기가 프로그램의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MBC 예능국은 주요 인사들이 연이어 빠져나가고 있다. ‘놀러와’의 신정수, ‘아빠 어디가’의 강궁, ‘나 혼자 산다’ 등 문경태 PD가 올해 초 사표를 내는 데 이어 ‘복면가왕’의 민철기 PD도 떠나기로 했다. 주요 인사들이 도미노처럼 사직서를 던진다.

조직이 급속히 비정상화되고 있는데 MBC의 개선 의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유능한 실무진은 외부로 계속 유출되는데 경영진은 땜질에 그치고 있다는 토로가 곳곳에서 나온다. 적절한 상벌을 통해 긴장감을 유지하기는 커녕 ‘내 사람 감싸기’에 급급하며 문제가 있는 인사를 방치한다는 지적이다. 말 바꿔 타듯 수시로 인력을 교체하는 것도 문제점이다.

MBC를 떠난 한 PD는 이데일리 스타in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 조직에서 떠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라며 “경영진의 개선 의지가 없다면 MBC에 남아 있는 후배들도 언제든 떠날 수 있다”고 전 직장의 불안한 미래를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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