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MF 안영학 "초반 기싸움에 밀린 것이 패인"

송지훈 기자I 2011.01.20 04:11:32
▲ 북한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안영학


[도하(카타르)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초반에 너무 긴장해 평소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그 점이 너무 아쉽다."

북한축구대표팀의 중앙미드필더 안영학(가시와레이솔)이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서 탈락한 것에 대해 아쉬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안영학은 20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소재 알 라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경기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심경을 솔직담백하게 밝혔다.

이날 북한은 이라크에게 0-1로 패해 조별리그를 1무2패로 마쳤고, D조 3위에 머물러 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지난해 아시아를 대표해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를 경험한 바 있는 북한이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의 벽을 넘지 못한 건 작은 이변으로 여겨지고 있다.

안영학은 이라크전 패배의 원인을 설명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대해 "초반에 지나치게 긴장하다보니 평소할 수 있는 것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너무 이른 시간에 상대에게 주도권을 넘겨준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북한은 공격수 홍영조를 중원에 가담시키며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주도권 장악을 노렸으나 이라크의 측면공격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안영학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거리인 12.223km를 뛰며 성실한 움직임을 선보였지만, 공격진의 침묵으로 패배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상대팀 이라크의 전술에 대해 "롱패스 위주의 축구를 구사했다"고 설명한 안영학은 "우리 수비진이 공중볼을 처리하기 위해 뒤로 물러나는 현상이 발생하다보니 공격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조별리그서 탈락한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도 좋은 성적을 기대했는데, 너무 아쉽게 됐다"면서 "앞으로 더 잘해야한다"는 말로 적지 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어 "준비기간이 길었더라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일본, 러시아, 독일 등 서로 다른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단기간에 호흡을 맞추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는 부연 설명도 곁들였다. 

한편 안영학은 이번대회 8강에 진출해 '숙적' 이란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우리 대표팀을 위해 조언을 남기며 선전을 당부했다. "이란 선수들은 키가 크고 힘도 세다"며 말문을 연 그는 "하지만 한국이 특유의 장점인 기동력과 조직력을 잘 살려 플레이한다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세트피스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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