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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KBS 블랙리스트' 발언으로 사 측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당한 개그우먼 김미화가 경찰 재출두를 앞두고 "내가 나에게 용기를 줘 본다"며 "세상 사람들이 바보 같다고 해도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미화는 12일 오전 트위터에 글을 남겨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전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다잡았다. 김미화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피고소인 자격으로 2차 조사를 받는다.
김미화는 지난 9일 트위터를 통해서 경찰 재조사 일정을 공개하며 "지금은 KBS라는 거대한 벽 앞에 서 있는 것처럼 무척 외롭고 지치지만, 진실을 위해 지치지 않겠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KBS와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김미화를 위해 지인들도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진중권 문화평론가는 "말도 안 되는 곳에 가서 말도 안 되는 질문에 답변하려면 정말 피곤하다. 말씀하신 대로 지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김미화를 지지했다. 또 "사회는 전 후진을 반복하면서 그래도 이성적인 쪽으로 변해간다고 믿는다. 힘내시길"이라고 독려했다.
김미화는 지난달 6일 트위터에 KBS 안에 출연금지 문건인 이른바 블랙리스트의 존재 진위를 묻는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켜 KBS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 지난달 19일에는 이로 말미암아 경찰에 출두에 1차 조사를 받기도 했다.
김미화는 경찰 출두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KBS 노조가 성명서를 통해 문제 제기한 '임원회의 결정사항'이라는 문서 때문에 내가 일종의 기피인물이 됐다는 말을 들었다. 내 이마에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다는 사실이 제발 거짓이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 달라고 비참한 제 심경을 담아 올린 글"이라며 "하지만 짤막한 하소연을 했더니 여러 통로를 통해서 저에게 으름장을 놓고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이번 사건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없으면 '없다'라는 말 한마디로 끝날 일이었다. 그런데 오랜 시간 나의 모든 정열과 청춘을 바친 대가가 명예 훼손 고소냐?"며 "KBS란 친정에 고소당한 딸의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미화는 "내 개인적인 푸념이 대한민국에서 죄가 된다면 기꺼이 수갑을 차겠다"며 당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미화는 또 "나를 잃지 말아달라"며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호소했다. 김미화는 "언제 내가 정치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 단연코 한 번도 정치에 기웃댄 적 없다"며 "내 꿈은 평생 코미디언으로 사는 것이다. 내가 코미디언인 것이 자랑스럽다. 제발 코미디언으로 살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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