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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대중음악의 화두는 매년 얼마나 좋은 음악을 만드냐였다.
이런 연유로 매니저들은 가요계에 입문해 가장 먼저 하는 일로 녹음작업에 참여하는 일을 첫 손에 꼽아왔다. 녹음실에서 먹고 자고 하다보면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귀가 길러진다는 논리 때문이었다. 물론 맞는 이야기다.
세월이 변하고 강산이 바꾸어도 가수가 노래를 잘 해야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선 웰메이드한 음악만으로도 되지 않는다. 잘 만들어진 음악 외에 하나 더 필요하다. 다름 아닌 시각을 사로잡을만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 손담비...눈길을 사로잡아야 산다
최근 '어쩌다'라는 노래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브라운 아이즈 걸스가 대표적이다. 브라운 아이즈 걸스는 지난해부터 인기를 얻었던 그룹이지만 올 하반기에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며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대상까지 바라볼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요즘 행사장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쇼핑몰에 가면 10분 간격으로 브라운 아이즈 걸스의 '어쩌다'가 흘러나온다. 마치 지난해 빅히트했던 원더걸스의 '텔미'를 방불케한다.
브라운 아이즈 걸스가 이처럼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그들의 감각적인 노래도 큰 몫을 했지만 무엇보다 화려한 그들의 의상과 디스코를 연상케하는 댄스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의상과 안무는 브라운 아이즈 걸스가 부족한 2%를 채워주게 되었고 이는 올 하반기 최고의 가수로 발돋움하는데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눈을 사로잡은 또 다른 스타는 손담비다. 올 상반기 손담비는 '배드보이'라는 노래로 가능성을 엿봤다. 하지만 뭔가 아쉬웠다. 결국 그런 아쉬움은 인기에 그대로 반영됐다. 그런 손담비가 요즘 새롭게 주목을 받는 것은 섹시미를 가미한 의상 덕택이 컸다.
아슬아슬한 손담비의 의상은 뭇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여기에 영화 '원초적 본능'을 연상시키는 의자 안무는 노래의 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다.
이외에도 씨야, 원더걸스 등이 화려한 의상과 템포 있는 안무로 사랑을 받고 있다.
◇비주얼적 요소 결합, '1+1=2 아닌 11'의 시너지
디지털 미디어 환경 속에 음원문화가 발달하면서 한때 시각적인 요소는 크게 배제됐다. 특히 얼굴없는 가수가 득세를 하면서 이런 논리는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는 디지털 환경을 음악적으로만 풀이한 것이다. 사실 현대사회에서 디지털 환경은 음악에 국한돼 돌아가지 않는다. 대부분의 음악들이 비주얼적인 요소, 다시 말해 인터넷 모바일의 영상문화와 함께 맞물리면서 발달하고 있다.
사용자 역시 음악을 단순히 받아들이기보다는 비주얼적인 요소를 가미해 듣고 소비하는 편에 가깝다.
일부에서는 여성들의 치마 길이에 따라 경제를 측정하는 '치마 길이 이론(Skirt Length Theory)'이 가요계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치마 길이 이론은 여성들의 치마 길이에 따라 경제를 측정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치마 길이가 짧아지면 불황, 길어지면 호황기로 갈 전망이 크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치마 길이 이론'이 가요계에 적용되는 것은 모르겠지만 불황속에서도 섹시한 의상과 안무 등을 통해 사람들을 사로잡는 그룹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건 사실이다"면서 "이런 현상은 매체간의 시너지가 더해지면서 더욱 가속화되는 느낌이다"고 분석했다./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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