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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CJ컵, 322억 원 들여 코스 싹 교체... 골프 넘어 K문화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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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희 기자I 2026.05.11 00:10:00

21일 개막 앞두고 탈바꿈
그린 구조 재설계로 변별력 강화
더 촘촘해진 벙커... 난도 높아져
CJ그룹 ‘비비고’ 컨세션 운영도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지난해 5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우승 시상식이 끝난 지 불과 10분 뒤, 대회장인 TPC 크레이그 랜치 연습 그린 위로 불도저가 지나갔다. 잔디와 모래를 걷어내며 시작된 장면은 약 2200만 달러(약 322억 4000만 원) 규모 리노베이션 공사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열린 PGA 투어 더CJ컵 바이런 넬슨 대회 전경.(사진=CJ그룹 제공)
약 20년 만에 전면 개편된 미국 텍사스주 맥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는 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하는 더 CJ컵 바이런 넬슨을 앞두고 새로운 무대로 탈바꿈했다. 이번 공사는 시설 보수를 넘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설계 철학 자체를 바꾼 리노베이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 래니 왓킨스는 선수들에게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정교함’과 ‘전략적 선택’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코스를 재설계했다. △작아진 그린과 ‘폴스 프런트’의 함정 △촘촘해진 벙커와 ‘라울릿 개천’의 위협 △새로운 잔디 품종 도입 등 세 가지 변화가 핵심이다.

먼저 그린 구조가 재설계되면서 전체적인 크기가 작아졌다. 핀 위치도 한층 까다로워졌다. 특히 그린 앞쪽에는 착시를 일으키는 경사인 ‘폴스 프런트’를 배치했다. 정확한 거리 조절에 실패한 샷은 그린 위에 머물지 못하고 다시 페어웨이로 흘러내리게 만들었다.

벙커 역시 전략적으로 재배치됐다. 전체적인 위치가 더욱 촘촘해졌다. 코스를 가로지르는 자연 장애물인 ‘라울릿 개천’의 영향력도 확대됐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시도할수록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단순히 장타만으로는 공략이 어려워졌다. 티샷 위치 선정과 세컨드 샷의 탄도·스핀 컨트롤까지 모두 중요한 요소가 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잔디 시스템이다. 페어웨이는 스타디움 조이시아 잔디로 교체해 다양한 라이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높였다. 티잉 구역과 러프에는 티프터프 버뮤다 잔디를 적용, 내구성 및 시각적 완성도를 강화했다. 그린은 속도와 일관성이 뛰어난 777 벤트그래스로 바뀌었다. 퍼트의 일관성은 향상됐지만, 미세한 경사 변화는 더욱 살아나 그린 플레이 난도가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더CJ컵 바이런 넬슨 로고.(사진=CJ그룹 제공)
선수들이 변화를 가장 크게 체감할 구간은 마지막 두 홀이다. 17번홀(파3)은 그린 주변 벙커 위치를 조정했다. 오른쪽 앞과 그린 뒤편에 깊은 항아리 형태의 벙커를 새롭게 배치했다. 작은 실수 하나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구조다. 사방이 관람석으로 둘러싸인 이 시그니처 홀에서는 CJ그룹의 ‘비비고’ 컨세션이 운영된다. 현지 갤러리들에게 K-푸드를 알리는 플랫폼 역할도 수행한다.

18번홀(파4)은 라울릿 개천의 노출 범위를 확대했다. 미관은 살렸지만 공략은 훨씬 까다로워졌다. 좌우 벙커가 도사리는 좁은 페어웨이는 선수들에게 비거리와 정확도를 동시에 요구한다. 두 개의 단으로 구성된 ‘더블 플래토’ 그린 역시 까다롭다. ‘파만 기록해도 성공적인 마무리’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번 리노베이션은 최근 몇 년간 지나치게 낮아졌던 스코어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지난해 셰플러는 이 대회에서 31언더파 253타를 기록했다. PGA 투어 72홀 최소타 타이기록을 세웠다. 코스 개편 이후 올해는 우승 스코어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CJ그룹 측은 “이번 리노베이션은 더 CJ컵 바이런 넬슨이 지역 골프 인프라 발전과 글로벌 스포츠 콘텐츠 확장에 기여하는 국제 이벤트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했다. 더 CJ컵은 스폰서의 브랜드 정체성과 철학을 효과적으로 담아내 지난해 PGA 투어로부터 ‘베스트 타이틀 스폰서 상’을 수상했다.

다음은 주요 홀들의 변화다.

1번홀(파4): 오른쪽을 흐르는 라울릿 개천이 페어웨이에 더 가까워져 위험 요소가 커졌다. 왼쪽 티잉 구역에서 페어웨이 벙커 인근으로 공략할 경우 그린을 향한 최적의 각도를 확보할 수 있다.
3번홀(파4): 라울릿 개천을 중심으로 양쪽에 대형 웨이스트 벙커와 다수의 벙커를 배치했고, 그린 역시 개천 쪽으로 이동해 정교한 거리 조절이 요구된다.
5번홀(파5): 전장을 624야드(약 570m)로 늘리고 페어웨이 오른쪽에 벙커를 추가했다. 특히 코스 최대 규모의 웨이스트 벙커 ‘헬스 풀 에이커’가 세컨드 샷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장타자를 제외하면 사실상 세 번의 샷으로 나눠 공략해야 하는 정통 파5 홀이다. 그린은 ‘맥스웰 마운드’를 중심으로 세 방향으로 경사를 이루는 구조다.
8번홀(파4): 약 500야드 거리로 코스 내 두 번째로 긴 파4홀이다. 오른쪽 랜딩 지점에 새롭게 벙커를 추가했고 그린 능선을 강화해 장타와 롱 아이언 정확도를 모두 요구한다.
9번홀(파5): 왼쪽으로 휘어지는 도그레그 형태의 ‘리스크-리워드’ 홀이다. 과감한 공략 시 투온도 가능하지만, 왼쪽의 라울릿 개천과 오른쪽 페어웨이 벙커 세 개가 부담 요소로 작용한다. 그린은 좌에서 우로 강한 경사를 이루며, 안전한 미스는 그린 앞쪽이다.
10번홀(파4): 오른쪽에 두 개의 위협적인 벙커와 왼쪽 웨이스트 벙커가 추가돼 변화가 크다. 그린 앞 왼쪽에는 깊은 벙커가 배치됐고, 그린은 우측에서 좌측으로 흐르는 경사와 함께 뒤쪽 백보드 형태 경사를 갖고 있다.
13번홀(파4): 오르막 홀로 페어웨이 왼쪽 공략이 유리하다. 기존 왼쪽에 있던 벙커를 다 제거했기 때문이다. 어프로치 샷은 실제보다 한, 두 클럽 더 길게 선택해야 하며, 그린 앞 오른쪽 깊은 벙커와 강화된 경사가 난도를 높였다.
18번홀(파4): 페어웨이 왼쪽 카트도로 연장과 라울릿 개천 노출 확대로 시각적 아름다움을 더했다. 하지만 좌우 벙커와 좁은 공략 루트로 인해 정확성과 비거리를 동시에 요구하는 까다로운 홀이다. 두 개의 단으로 이뤄진 더블 플래토 구조의 그린은 공략이 어려워 파만 기록해도 좋은 결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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