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가 안착하면 한국 체육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참여 저변이 넓어지고, 관련 산업과 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아직 재정·인프라·제도 보완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승강제가 한국 체육의 체질 개선과 새판짜기에 있어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데일리는 한국형 승강제가 나아갈 길을 4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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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세계적인 ‘럭비 강국’이다. 서양 선수들에 비해 불리한 체격 조건에도 톱클래스 팀들과 대등한 싸움을 벌인다. 2019년 일본에서 열린 럭비월드컵에선 아시아 국가 최초로 8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10월 기준 세계 럭비 랭킹에서 일본은 13위(한국 37위)다.
일본 럭비의 경쟁력은 엄청난 저변에서 나온다. 일본의 럭비 인구는 대략 12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다. 실업팀만 300개가 넘고, 학교팀은 6000여 개에 달한다.
물론 저변이 넓다고 무조건 실력이 좋은 것은 아니다. 한때는 소수정예 한국 럭비가 투지를 앞세워 일본을 이겼던 적도 있다. 열악한 환경을 딛고 1998 방콕아시안게임과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서 7인제와 15인제에 걸린 금메달 4개를 모두 따냈다.
하지만 지금 한국과 일본 럭비의 실력은 엄청나게 격차가 벌어졌다. 투혼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바로 2003년 출범한 재팬 럭비 리그 원(리그 원)가 계기가 됐다. 리그 원은 일본 럭비의 뿌리인 승강제 디비전시스템의 최정점이다.
리그 원은 팀의 실력에 따라 다시 디비전1·2·3로 나눠진다. 리비전1은 12팀, 디비전2는 10팀, 디비전3는 6팀으로 이뤄진다. 각 디비전마다 리그를 펼쳐 상위팀은 위로 올라가고 하위팀은 밑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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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럭비 승강제의 핵심은 철저한 지역 밀착이다.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회사에 소속된 직장인이다.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지역 사회에 기여한다는 책임감을 갖는다. 이 전통이 긴 시간 내려오면서 럭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자연스레 뿌리내렸다.
선수들은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초등학교, 병원, 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친다. 지역 축제에도 참여해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팀을 알리려고 노력한다. 지진 등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가장 먼저 나가 구호활동을 벌이는 것도 럭비 선수들이다.
재일교포인 이수평 선수는 현재 히로시마를 연고로 하는 리그 원 디비전3 ‘마쓰다 스카이액티브스’ 팀에서 활약 중이다. 그는 “럭비 선수로 입사하면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지역과 회사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항상 그런 마음가짐으로 운동을 하기 때문에 지역 주민과 회사 직원들이 럭비 선수들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정부, 지자체도 회사 운동부를 적극 지원한다. 회사에서 운동부를 운영하면 세금 감면이나 지원금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회사 입장에서도 운동부가 좋은 성적을 내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는 셈이다.
지역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하느냐는 승격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잣대 중 하나다. 이수평 선수는 “각 팀마다 최소 주 1회 이상 의무적으로 지역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며 “지역에서 충분히 활동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내더라도 승격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2~23시즌 디비전2의 ‘히노 레드 돌핀스 팀’은 선수들이 불미스런 성희롱 사건을 일으켜 ‘디비전3’로 강제 강등되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성적만큼이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 일본 럭비 승강제의 특징이다..
일본 럭비는 승강제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특히 지역과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이수평 선수는 “일본에서 럭비는 다른 프로스포츠와 다른 위치에 있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다”며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내 지역민들이 스스로 응원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 일본 럭비팀들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한국스포츠과학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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