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로 간다’ 홍명보호, 이라크 원정서 승... ‘김진규·오현규 골’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홍명보호가 35년 만에 치른 이라크 원정에서 북중미행 초대권을 받았다.

김진규(전북). 사진=AFPBB NEWS

이라크전에 나선 축구 대표팀 모습. 사진=AFPBB NEWS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6일 오전 3시 15분(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9차전 원정 경기에서 한 명이 퇴장당한 이라크를 2-0으로 꺾었다.

5승 4무를 기록한 한국(승점 19)은 요르단(승점 16)을 끌어 내리고 다시 조 1위에 올랐다. 또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로써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처음 나섰던 1954 스위스 월드컵까지 합하면 통산 12번째 출전이다.

한국은 4-2-3-1 전형을 꺼내 들었다. 최전방에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이 나섰고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지원했다. 중원은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박용우(알아인)가 지켰고 수비진은 이태석(포항 스틸러스), 권경원(코르파칸), 조유민(샤르자), 설영우(즈베즈다)가 꾸렸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HD)가 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출전 명단에서 완전히 빠진 가운데 이재성이 완장을 찼다.

1990년 2월 이후 35년 만에 이라크 원정에 나선 한국은 경기 초반 6만 명이 넘는 홈 관중의 응원을 받는 상대 압박에 시달렸다. 한국은 이라크의 전방 압박에 맞서 최전방 오세훈을 활용한 롱볼로 맞섰다.

이라크 관중들의 모습. 사진=AFPBB NEWS

알리 알하마디가 조유민을 향한 반칙으로 퇴장 당하고 있다. 사진=AFPBB NEWS

팽팽한 흐름 속 이라크가 먼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전반 20분 왼쪽 측면을 허문 뒤 내준 공을 아미르 알아마리가 슈팅까지 가져갔으나 위로 떴다. 전반 중반 경기 변수가 발생했다. 전반 26분 이라크 공격수 알리 알하마디가 경합 과정에서 머리를 들이민 조유민의 안면을 발바닥으로 가격했다. 주심은 경고를 줬으나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퇴장을 명령했다.

수적 우위를 안은 한국이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전반 30분 코너킥 상황에서 황인범이 올려준 공을 뒤쪽에서 쇄도하던 황희찬이 왼발을 갖다 댔으나 옆으로 살짝 빗나갔다. 5분 뒤에는 이강인이 올려준 프리킥을 이재성이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때렸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이강인과 박용우의 슈팅이 각각 골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박용우 대신 김진규(전북 현대)를 투입하며 공격에 무게를 실었다. 후반 초반 공세에도 득점이 나오지 않자 오현규(헹크), 문선민(FC서울)까지 투입하며 득점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한국의 발톱이 더 날카로워졌다. 후반 16분 황인범이 묵직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아쉬움도 잠시 후반 18분 0의 균형을 깼다. 문선민이 왼쪽에서 긴 크로스를 시도했다. 반대편에 있던 설영우가 이강인에게 연결했다. 이강인도 욕심내지 않고 내줬고 김진규가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김진규(전북). 사진=AFPBB NEWS

오현규(헹크). 사진=AFPBB NEWS

추가 득점을 노리는 한국과 물러설 곳이 없는 이라크가 공방을 주고받았다. 한국은 후반 20분 오른쪽 측면에서 설영우가 올려준 공을 이재성이 머리에 맞혔으나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3분 뒤엔 이라크 메르차스 도스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잡았으나 정확도가 떨어졌다.

한국이 이라크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후반 37분 황인범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전진우(전북)가 이라크 수비 뒷공간을 깨뜨렸다. 곧장 문전으로 낮은 크로스를 보냈고 오현규가 밀어 넣으며 격차를 벌렸다.

한국은 남은 시간 의지를 잃은 이라크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내며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