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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호주를 상대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에서 기적 같은 승부를 펼쳤다. 후반 1분 선제 실점한 뒤 막판까지 만회하지 못했다. 한국은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추가시간 9분 조규성(미트윌란)의 극적인 동점 골로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이어 승부차기에서 수문장 조현우(울산HD)가 두 번의 킥을 막아내며 8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던 한국은 극적인 승리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비판의 중심이 됐던 조규성과 조현우가 나란히 승리 주역이 되면서 살아났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승리에 가려진 문제점은 여전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전에서 기존 포(4)백이 아닌 스리(3)백 시스템을 꺼내 들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6골이나 내준 수비력을 보완하기 위한 대안이었다.
깜짝 카드였으나 절반의 성공이라고 보기도 어려웠다. 사우디전에서도 실점하며 대회 전 경기 실점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수비에 치중한 탓에 공격 작업 전개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중원 장악력이 떨어지는 문제도 그대로였다.
체력 문제까지 큰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최정예 멤버를 내세웠다. 부분 로테이션을 통해 잠시나마 숨을 고를 수 있었던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서도 총력전을 펼쳤다.
예상치 못한 말레이시아전 무승부 때문에 조 2위로 16강에 오르자 일정상 불리함을 안게 됐다. 여기에 사우디를 상대로 연장 혈투를 넘어 승부차기까지 치르며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반면 호주는 지난달 28일 16강전을 치렀다. 정규시간 안에 승부를 결정지으며 체력 면에서 한결 여유가 있다.
16강전 이후 8강까지 양 팀의 휴식 시간을 비교하면 차이는 도드라진다. 호주가 122시간의 휴식을 취하지만 한국은 68시간 30분에 불과하다. 53시간 30분 차이로 이틀이 넘는 시간이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사우디전을 마친 뒤 “우리가 일본을 피하고자 조 2위를 했다고 말하지만, 전혀 아니다”며 “조 1위를 해서 이런 일정을 피하고 싶었으나 이젠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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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조 1위를 차지한 호주는 4경기에서 8득점 1실점을 기록 중이다. 제공권에 강점을 보이나 수비진의 순발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함께 성공적으로 복귀한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빠른 돌파가 호주전 열쇠가 될 전망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한국은 23위, 호주는 25위로 겨우 두 계단 차이다. 상대 전적에선 8승 11무 9패로 한국이 열세다.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선 1승 1무로 흐름이 좋다. 공교롭게도 한국의 마지막 패배는 지난 2015년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 결승전(1-2 패)이다. 이번 경기는 그때 패배를 설욕할 기회다.
당시 결승전에 골 맛을 보고도 패했던 손흥민은 “당시 상당히 마음이 아팠는데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며 “중요한 경기인 만큼 잘 회복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