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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선동열' NC 페디, 부상도 막지 못한 에이스 위엄

이석무 기자I 2023.10.31 00:04:45
3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플레이오프(PO) 1차전 NC 다이노스와 KT위즈의 경기. 9회말 NC 페디가 더그아웃에서 밝은 표정으로 동료와 대화하고 있다. 페디는 이날 6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팀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푸른 눈의 선동열’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올시즌 내내 최고의 호투로 KBO리그를 집어 삼킨 에릭 페디(NC)의 활약은 ‘국보급 투수’ 선동열과 비견될만 하다.

페디는 3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KT위즈와 치른 프로야구 KBO리그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1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이날 페디가 기록한 탈삼진 12개는 플레이오프 사상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1989년 선동열(해태타이거즈)과 2020년 크리스 플렉센(두산베어스)이 기록한 11탈삼진을 뛰어넘었다.

타선의 도움까지 받은 페디는 8-1로 앞선 7회초 마운드를 내려왔다. 페디의 눈부신 호투에 힘입어 NC는 KT를 9-5로 누르고 한국시리즈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페디는 승리투수와 함께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도 오르며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걱정은 기우였다. 페디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인 이달 16일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아 그동안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다행히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플레이오프에선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고 기대를 120% 충족시켰다.

총 98개 공을 던지면서 주무기인 스위퍼(횡으로 휘는 변형 슬라이더)를 자유자재로 던졌다. 최고 구속이 155km까지 나올 정도로 구위 자체가 위력적이었다. 스트라이크-볼 비율도 62:36으로 이상적이었다.

3회말 KT 선두타자 문상철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한 것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강인권 NC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페디가 부상 부위와 상관 없이 좋은 투구를 보여줘 고맙게 생각한다”며 “투구 후 다친 부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잘 체크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사실 페디의 이같은 호투는 정규시즌 내내 계속 이어진 것이었다. 페디는 올 시즌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을 기록했다. 20승·200탈삼진은 1986년 선동열(24승·탈삼진 214개) 이후 37년 만에 달성한 위업이다. 올시즌 페디의 활약이 선동열이라는 대투수 존재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디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동열 같은 훌륭한 투수와 함께 언급되는 것 자체만으로 영광이다”면서 “그런 비교에 걸맞게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한 건강한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 휴식에 집중했다”면서 “팀이 (준플레이오프에서) SSG랜더스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둬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5일을 더 쉴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아울러 “아직 신경 쪽에 불편함은 있지만,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컨디션이기 때문에 앞으로 큰 걱정은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페디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내가 ‘다른 팀들은 우리 팀을 만나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지금 우리가 그걸 증명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한국시리즈까지 문제없이 올라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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