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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를 이끄는 임백운 회장은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은 협회에 속한 제작자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연제협은 1972년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등록 사단법인이다. 국내 연예 ·음악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400여곳의 음반, 공연, 매니지먼트 전문 기업이 회원사로 있다. 회원사에 속한 연예인만 5000여명이니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K컬처 중심에 있는 단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제협 6~9대 이사를 역임한 뒤 2020년 1월 제10대 회장으로 선출된 임 회장은 “제작자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K팝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고 제2, 제3의 방탄소년단도 나올 수 있다”는 소신을 갖고 협회를 운영 중이다. 회장직 임기 4년 중 절반 이상을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쏟은 그는 현재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임 회장은 회원사 소속 가수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 K팝 글로벌화의 촉진제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와 대규모 K팝 공연 ‘드림콘서트’의 해외 개최 추진 계획 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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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회원들을 위한 협회를 만들어 제대로 봉사해보자는 생각으로 회장직에 도전했다. 취임 당시 주요 목표가 ‘드림콘서트’ 해외 개최 추진을 비롯한 K팝 글로벌화 촉진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취임하자마자 코로나19가 찾아왔고 그 여파로 계획했던 대로 협회를 운영하기 어려웠다. 지난 2년 6개월은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극복하며 엔데믹 시대를 준비하는 데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뚫고 성과를 낸 부분이 있다면.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 주최해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엑스포’(Global Entertainment Expo, 이하 GEE)를 꼽고 싶다. ‘GEE’를 통해 K팝을 비롯한 K콘텐츠 관련 세미나를 진행했고 기획사들과 해외 업계 관계자들 간의 비즈니스 매칭 기회도 제공했다. 일부 기획사가 투자 유치를 받는 등 지난해 연 첫 행사가 성황리에 끝났다. 올 하반기에 열 제2회 행사는 규모를 한층 더 키워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엔 연제협이 새로운 보상금수령단체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에 따른 변화가 있나.
△연제협이 문체부로부터 음반제작자의 상업용 음반 사용에 대한 공연, 방송, 디지털음성송신에 대한 보상금을 징수, 분배를 담당하는 단체로 새롭게 지정됐다. 이에 맞춰 관련 전문 인력을 대거 충원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보상금수령단체 지정 후 매달 보상금을 징수하고 분배하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전보다 더 협회 회원들에게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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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간 협회에 속한 제작자들이 K팝을 성장시키는 데 앞장서며 5000만 국민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드렸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수많은 제작자가 피와 눈물, 그리고 땀을 흘렸기에 K팝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고, 그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초창기 가요계 발전에 기여한 1세대 제작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선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협회 차원에서 연 2회 정도 복지 기금을 전달해왔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로부터 받는 소정의 후원금도 100% 선배 제작자분들을 위해 써왔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 여파로 협회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지난 2년 동안에는 복지 기금을 전달하지 못했다. 올 여름쯤 해당 제도를 다시 정상화시키려고 한다.
―가요계가 대형 기획사 중심 구조로 전환되는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고, 이로 인한 다양성 실종 우려도 제기된다. 중소 기획사들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방안이 있나.
△가수들이 신곡을 발표할 때 개최하는 쇼케이스의 해외 개최를 지원해 성장 발판을 마련해주고자 한다. 개최를 원하는 지역을 선택하면 협회가 나서 대사관을 비롯한 정부 기관에 협력 및 지원을 요청하는 식으로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쇼케이스 해외 개최가 활발해진다면 새로운 스타가 더 빨리, 더 많이 탄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과거와 달리 업계에 들어와 대표급 제작자로 성장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자리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즉, 젊은 제작자들이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인데.
△신인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져야 젊은 제작자들이 성장할 수 있고 제2, 제3의 방탄소년단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체부, 한국콘텐츠진흥원을 비롯한 정부 기관 및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음에도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기획사들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요청해볼 계획이다.
―장르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비인기 장르 발전을 위한 연제협의 고민과 역할은 무엇인가.
△아이돌 분야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K팝의 아티스트적인 면이 더 잘 드러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또 배우 매지니먼트를 병행하는 회원사들이 많아졌고,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까지 전세계적으로 각광을 받는 분위기인 만큼 장르 간 격차를 좁히는 일뿐 아니라 K컬처 전 분야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협회로 발전해야 한다.
―방송사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해 상위권에 오른 가수들의 프로젝트 활동까지 담당하고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이 같은 흐름은 어떻게 보나.
△방송사의 매니지먼트 사업 진출에 대해선 반대한다. ‘우리가 스타로 만들어줬으니 수입을 나누자’는 식인데 이건 지나친 욕심이다. 방송사는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기간에 충분히 홍보 효과를 누리지 않나. 선순환 구조 형성을 위해 프로그램이 끝나면 힘들게 사업을 이어온 소속사들에 가수들을 돌려 보내주는 게 맞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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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올해는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여는 ‘드림 콘서트’를 무사히 끝마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처음으로 트롯 가수들만 출연하는 ‘드림콘서트-트롯’까지 개최하는데 공연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도록 방역에도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드림 콘서트’를 마친 후에는 해외로 눈을 돌려 K팝 글로벌화 촉진에 나서려고 한다. ‘드림 콘서트’가 해외에서도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해외에서 열릴 ‘드림콘서트’의 성공 개최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고 있다.
△슈퍼스타들을 한날한시 같은 장소에 모일 수 있게 하는 힘을 지닌 콘텐츠다. 이미 남미, 유럽, 미주, 동남아 등 여러 지역에서 러브콜이 와 있다. 첫 해외 공연이 빠르면 올해 말이 될 수도 있다. K팝 대표 공연으로 성장시킨 노하우가 있고, 전 세계에 K팝 팬덤이 형성돼 있는 만큼, 흥행 성공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이 있다. 해외 개최를 통해 ‘드림콘서트’의 글로벌 시대를 열겠다.
―개인적으로 또 다른 포부와 목표가 있다면.
△K팝이 세계를 흔들 정도로 이끈 제작자들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성장시킨 스타를 거대 자본에 빼앗겨 자괴감을 느끼는 제작자들도 여전히 많다.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한 법제화 추진 등에 앞장서며 꾸준히 힘을 보태고 싶다. 또 영화인들을 위한 영화진흥위원회는 있지만 대중음악진흥위원회 같은 공공 기관은 아직 없는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앞장서서 설립을 추진해보고 싶다.
임백운 연제협 회장은…
△1960년 서울 출생 △이지훈 1~3집, 강성연(보보) 1~2집 등 다수 음반 제작 △한국음반산업협회 3~6대 이사(2007~2019) △한국연예제작자협회 6~8대 이사, 9대 상임이사(2004~2020) △한국연예제작자협회 10대 회장(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