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개봉한 ‘더 배트맨’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시리즈 이후 10년 만에 나온 배트맨 단독 영화다. ‘혹성탈출’ 시리즈의 맷 리브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리부트했다. 배트맨인 브루스 웨인이 영웅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전 인간적 고뇌를 담는다. 어린 시절 겪은 불행한 사고에 대한 복수자로서 선인과 악인의 경계가 모호한 영웅의 모습이 이전 시리즈와 결을 달리한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문폴’은 ‘인디펜던스 데이’ ‘투모로우’ ‘2012’ 등으로 재난영화에 정평이 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새롭게 내놓는 재난 블록버스터다. 달이 궤도를 벗어나 지구로 떨어지는 사상 초유의 재난을 그린 내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필름마켓 당시 각국 수입사들 사이에서 가장 눈독을 들였던 작품이다. 에머리히 감독은 지구를 향해 추락하는 달의 모습과 우주에서 펼쳐지는 재난 상황을 스크린에 사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NASA의 자문을 구했다는 후문. 혜성과 지구의 충돌을 소재로 한 아담 맥케이 감독의 재난 영화 ‘돈 룩 업’과 비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개봉을 확정한 ‘모비우스’는 소니픽쳐스에서 ‘베놈’에 이어 선보이는 안티 히어로 영화다. ‘모비우스’는 유능한 과학자지만 희귀병을 앓는 모비우스가 흡혈 박쥐 세포 이식 실험을 하다가 뱀파이어가 되는 이야기. 자레드 레토가 타이틀롤을 맡아 새 생명과 강력한 힘을 얻지만 동시에 흡혈의 욕망에 사로잡히는 안티 히어로의 모습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더 배트맨’과 ‘모비우스’는 슈퍼히어로 영화로, 지난해 10월 개봉한 ‘베놈2:렛 데어 비 카니지’부터 ‘더 배트맨’ ‘모비우스’까지 주인공의 캐릭터가 선인과는 동떨어진 안티 히어로라는 점이 흥미롭다. ‘더 배트맨’을 연출한 맷 리브스 감독은 “배트맨은 어릴 적 트라우마로 인해 선악이 흐려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 과정을 통해서 인간성을 탐험하고, ‘영웅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성은 평론가는 “기존의 슈퍼히어로 영화 속 주인공들은 비범한 능력과 고결한 성품으로 보통 사람과 차별화된 존재로 그려져 있는데, 안티 히어로 내지 다크 히어로들은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숨기지 않기 때문에 관객들이 캐릭터에 감정을 더 이입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극장의 전체 매출에서 외화가 69.9%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2010년 53.4%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2010년 이후 11년 만에 우위를 보였다. 한국영화들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손실을 우려해 개봉을 꺼리면서 빚어진 결과다. 올해 1월 설 연휴를 겨냥해 ‘해적:도깨비 깃발’(누적관객 127만명)과 ‘킹메이커’(누적관객 75만명)가 개봉을 했지만, 오미크론발 크로나19 급증세와 맞물려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한국영화의 열세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