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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삼성 레이디스 마스터즈에서 데뷔전을 치른 홍란이 지금까지 KLPGA 투어에서 일궈낸 건 성실함과 노력이 뒷받침돼야 나올 수 있는 대기록이다. 그는 최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데뷔전을 치렀을 때만 해도 KLPGA 투어 역사에 내 이름을 남길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가장 신기한 건 지금도 첫 라운드를 치를 때처럼 설렌다는 것이다. 1000라운드 고지에 가장 먼저 오른 KLPGA 투어 선수가 돼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된 홍란은 지난 17년간의 KLPGA 투어 생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는 “선배와 후배, 스폰서 등 주변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고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도 “나 스스로는 후배들보다 먼저 기록을 세운 것일 뿐 대단한 기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기록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내 골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란이 KLPGA 투어에서 17시즌 연속 활동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에 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무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자기관리를 잘해왔다.
그는 “주 3회 이상 웨이트 트레이닝과 스트레칭, 자기 전 퍼트 연습 5분처럼 나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했더니 17년째 KLPGA 투어를 누비고 있다”며 “작은 습관이 쌓여 큰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KLPGA 투어에서 활약할 때까지는 나와의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KLPGA 투어의 살아 있는 역사가 된 홍란은 앞으로 이루고 싶은 확실한 목표도 있었다. 그는 자신의 기록보다는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되는 선배로 남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홍란은 “선배들이 많은 가르침을 주신 덕분에 진정한 프로 골퍼가 될 수 있었다”며 “이젠 내가 후배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돕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싶다.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란은 KLPGA 투어의 발전을 위해서 후배들이 자신의 기록을 새롭게 갈아치우면 좋겠다는 생각도 전했다. 그는 “10대 때부터 K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난 만큼 모두 내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건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골프가 항상 잘 될 수 없는 만큼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충분히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란은 자신의 일처럼 통산 1000라운드 돌파를 기뻐해 준 스폰서와 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삼천리와 타이틀리스트 등 스폰서들이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덕분에 KLPGA 투어 기록 보유자가 될 수 있었다”며 “성적에 상관없이 항상 응원해주는 팬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다시 한 번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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