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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여자오픈 11승 합작..한국선수들이 US여자오픈에서 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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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로 기자I 2020.12.16 00:02:00

1998년 박세리부터 김아림까지 통산 11승 합작
국내서 세계적 선수들과 자주 경쟁하며 경험 쌓여
기본기 잘 갖춰진 선수들 어려운 코스 빨리 적응
출전 기회 많고 부담 없이 경기 나서 좋은 성적

김지영은 US여자오픈에 처음 참가해 공동 30위에 올랐다. (사진=Chris Keane/US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김아림(25)이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달러)을 제패하며 한국 선수로 10번째, 통산 11승의 주인공이 됐다.

김아림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 사이프러스 크리크 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로 우승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과 지난해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자 시부노 히나코(일본) 등 강력한 경쟁자의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하며 다시 한번 한국여자골프의 위상을 드높였다.

US여자오픈은 한국선수들과 유독 인연이 깊다. IMF 시기 국민에게 희망을 안긴 박세리(44·은퇴)의 ‘맨발샷’이 나온 것도 US여자오픈이다.

김아림의 우승으로 한국선수는 US여자오픈에서만 11승을 합작했다. 앞서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2013년 2회), 지은희(2009년), 유소연(2011년), 최나연(2012년), 전인지(2015년), 박성현(2017년), 이정은(2019년)이 정상에 올랐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한국선수들이 US여자오픈에서 유독 강한 이유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통해 다져진 실력과 두둑한 배짱 그리고 경험을 꼽을 수 있다.

김아림은 KLPGA 투어에서 5년 동안 활약하면서 2승을 올렸다. 우승은 많지 않았으나 이미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며 실력을 키웠다.

김아림이 KLPGA 투어에서 주목받은 건 2018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다. 결승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 박인비(32)와 만났다. 당시 세계랭킹 165위였던 김아림은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박인비를 괴롭혔다. 김아림은 2018년부터 3년 연속 KLPGA 투어 장타 1위(2020년 295.5야드)를 놓치지 않았다.

박인비의 일방적인 승리가 예상됐으나 마지막 18번홀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졌다. 김아림은 박인비와 경기하면서 긴장하지 않았고 시종일관 싱글벙글 웃으며 유쾌한 경기를 했다. 이때부터 김아림에겐 ‘스마일 장타퀸’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박인비의 승리로 끝났지만, 1홀차 승부를 펼친 김아림을 재발견하는 경기였다.

KLPGA 투어에서 뛰는 국내파들은 이처럼 세계 톱랭커들과 경기하는 기회가 많았다. 해외파들이 국내에 자주 들어와 경기했고, 한국에서 LPGA 투어 대회도 열려 외국 선수들과 경기할 기회가 많았다. 국내에서도 정상급 선수들과 자주 경쟁하다 보니 외국에 나가도 부담을 갖거나 주눅이 들지 않는 자신감이 쌓였다.

대회 코스가 어렵다는 것도 한국선수들에겐 유리하게 작용한다.

US여자오픈이 열리는 대회 코스는 LPGA 투어 가운데서도 난도가 높은 코스로 평가받는다. 이번 대회가 열린 챔피언스 골프클럽 역시 코스의 전장(6731야드)이 길고 단단한 그린 등으로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단 4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 중 2명이 김아림과 고진영(2언더파 282타)이다. 여자 대회 코스는 보통 6600야드 이상이면 긴 코스에 속한다.

난도가 높은 까다로운 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버디를 많이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하지 않는 전략이 필요하다. 즉, 스코어 관리를 하지 못하는 선수에겐 우승 기회가 오지 않는다.

스코어 관리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잘 다진 기본기와 경험이 필요하다. 위기 때 더 큰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일찍 골프선수로 성장한 한국선수들은 적응력이 빠르다.

김아림은 “미국에 도착 후 한국과 다른 잔디에 적응하는 게 어려웠지만,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조금씩 적응할 수 있었다”며 “경기를 할수록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른 대회보다 출전 기회가 많다는 것도 US여자오픈에서 강한 이유로 들 수 있다.

메이저 대회이자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US여자오픈은 KLPGA 투어 상금랭킹 5위까지 출전 자격을 준다. 이와 함께 세계랭킹 50위까지도 나갈 수 있어 한국선수들에게 출전 기회가 많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지역 예선을 치르지 못한 대신 참가 자격을 세계랭킹 75위로 확대, KLPGA 투어에서 뛰는 8명의 선수가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 중 5명이 예선을 통과했다.

김아림의 우승에 이어 유해란(19)이 공동 13위에 올랐고, 3라운드까지 선전하며 눈도장을 받은 김지영(24)은 공동 30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해 KLPGA 투어에서 2승을 올리며 US여자오픈 출전권을 얻은 안나린(24)도 처음 출전해 컷을 통과했다.

1년에 1~2차례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는 만큼 부담을 갖지 않고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는 점도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배경이다.

올해 US여자오픈에 출전한 국내파 8명 중 김아림과 김지영, 안나린, 임희정, 성유진, 이승연은 처음 참가했다. 미국 무대 진출을 노리는 선수도 있지만, 처음 출전이라 경험을 쌓기 위해 가는 경우가 많다.

김지영도 3라운드가 끝난 뒤 가진 USGA와 인터뷰에서 “사실 이렇게 잘 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며 “미국에 와서 경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오늘처럼 즐기면서 경기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부담 없이 경기한 것을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원동력으로 꼽았다.

안나린. (사진=Jeff Haynes/US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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