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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수 박경이 실명 저격 SNS 글을 올려 논란이 불거졌을 때와 흡사한 장면이다. 당시 박경은 “바이브, 송하예, 임재현, 전상근, 장덕철,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는 글을 올려 큰 파장을 낳았고, 해당 가수들은 명예훼손 혐의로 그를 고소했다. 아직까지 박경이 제기한 의혹의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박경이 실명을 거론했던 가수들은 ‘사재기 가수’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덮어쓴 채 ‘악플’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이들 중 누군가는 애꿎은 피해자일 수도 있고, 어쩌면 모두가 음원사재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명백한 증거 제시 없이 ‘아니면 말고’ 식의 실명 언급이 위험한 이유다. 박경 사건이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김 후보는 또 다른 가수들을 향해 음원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익명 처리를 했어도 될 일을 굳이 위험한 방식을 택했다. 4·15 총선을 일주일 남겨놓은 시점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는 점에서 김 후보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사)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는 성명을 통해 “김 후보가 정치적 이슈몰이를 위해 가수를 이용했다”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4·15 총선은 끝났고, 김 후보는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이젠 김 후보가 ‘총선용 이슈몰이’가 아니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