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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원인 요소로 꼽히는 게 ‘연작’이라는 형태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가요계에서는 흔하지 않은 연작이라는 형태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돼 팬들을 끌어들였다”며 “여기에 연작 속 스토리라인이 방탄소년단의 세계관(BU:방탄 유니버스)을 구축했고 아미들이 방탄소년단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은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승(承)-기(起)-전(轉)-결(結) 순으로 공개하며 스토리를 이어왔다. 팬들은 앨범과 수록된 노래들 속에서 스토리의 연결고리를 찾고 이어가며 방탄소년단의 메시지를 파악했다.
방탄소년단은 처음 발매한 승 ‘허’에 ‘인트로 : 세렌디피티’, ‘DNA’, ‘보조개’ 등을 수록해 사랑에 빠진 설렘과 두근거림을 묘사했다. 이어 ‘유포리아’(Euphoria) 뮤직비디오 영상으로 대체한 기 ‘원더’(Wonder)로 사랑의 시작을 이야기했다. 전 ‘티어’(Tear)에서 ‘페이크 러브’, ‘전하지 못한 진심’, ‘아우트로: 티어’ 등으로 운명인 줄 알았던 사랑이 거짓이었고 자신을 숨긴 거짓된 사랑의 결과는 이별임을 깨닫는 스토리를 이어갔다.
마지막은 결 ‘앤서’(Answer)다. 사랑과 이별을 겪으며 만난 많은 자아가 결국 모두 자기 자신이며 완벽한 사랑을 하기 위해선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메시지의 완결이었다. ‘아이돌’(IDOL), ‘에피파니’(Epiphany), ‘앤서 : 러브 마이셀프’ 등에 이 메시지를 담았다.
방탄소년단은 앨범으로 발매된 승 ‘허’를 미니, 전 ‘티어’를 정규, 결 ‘앤서’를 리패키지로 만들면서 작품으로서 앨범을 완성해가는 과정도 이번 시리즈를 통해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영상 속에서 다양한 오브제를 삽입해 스토리의 유기적 연관성에 대해 팬들이 추측을 하게 만들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웹툰 ‘화양연화 Pt.0 ’에서 석진(진)은 타임리프 능력을 갖게 되고 과거로 돌아가 위기에 처한 친구들을 구하려 한다. 방탄소년단이 그려가고 있는 세계관이다. ‘페이크 러브’ 뮤직비디오 속 지민의 ‘물’, 윤기(슈가)의 ‘불’, 호석(제이홉)의 초코바 등은 대표적인 오브제로 꼽힌다. 특히 초코바는 호석이 어렸을 때 놀이동산에서 엄마에게 버림받기 전 마지막으로 받았던 물건으로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에서 활용되고 있다.
결 ‘앤서’의 타이틀곡 ‘아이돌’과 진의 솔로곡 ‘에피파니’ 뮤직비디오는 석진이 더 이상 타임리프 능력을 통해 과거를 되돌리려하며 고통받는 것을 멈추고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끝났다.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 다음 시리즈에서 내용이 연결될 것으로 추측하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