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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투어 경비만 1억4000만원...상금랭킹 30위 해야 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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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로 기자I 2017.12.21 06:00:00
여자 프로골프가 인기를 끌면서 고액 연봉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하위권 선수들은 투어 경비 등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많은 수입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사진=KL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국내 여자프로골퍼들은 ‘고액’ 연봉자 소리를 듣는다. 실제로 그런 선수가 나오고 있다.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상금랭킹 1위 이정은(21)은 상금으로만 11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고, 김지현(26)과 오지현(21), 고진영(22), 김해림(27)도 7억원 이상을 벌었다. 그러나 잘 나가는 스타들을 제외하고 중하위권(연간 상금 5000만원~2억원) 선수들의 사정은 다르다.

▷1년 투어 경비만 약 1억4000만원 들어

A선수는 올해 28개 대회에 출전해 20개 대회에서 상금을 받았다. 약 2억원을 벌어 상금랭킹 30위 이내에 들었다. 20대 초반의 나이만 놓고 보면 엄청난 고수익이다. 그러나 A선수의 통장에 남아 있는 잔고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A선수 부모는 “번만큼 나가는 돈도 만만치 않았다”며 지출내역을 공개했다.

상금을 받으면 세금과 협회발전기금을 포함해 약 10%가 제외된 돈이 통장에 입금된다. 실제로 손에 쥔 수입은 약 1억8000만원이다.

지출은 크게 대회 출전료와 캐디피, 이동경비와 숙식, 훈련비 등이다. 먼저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13만원~15만원(대회마다 다름)을 낸다. 연간 27개 대회에 출전했으니 약 400만원이 들었다.

가장 큰 지출은 캐디피다. 대회당 기본으로 130만원을 준다. 연간 약 3640만원이 들었다. 여기에 성적에 따라서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이 비용까지 더하니 올해 캐디에게 지급된 비용만 4000만원이 넘었다. 캐디피는 개인마다 다르다. 경험이 많고 우승한 선수의 백을 멨던 베테랑 캐디의 경우 더 비싸게 받는다.

대회당 경비는 150만원~200만원 정도가 들었다. 부모와 선수 2명의 숙박비로 50~60만원씩 썼고, 식비와 교통비(주유, 고속도로 통행료 등), 잡비 등을 포함해 대회당 100만원 정도를 써왔다. 제주도나 중국, 베트남 등으로 대회를 나갈 때면 훨씬 더 많은 경비가 들었다. A선수의 부모는 “베트남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하느라 들어간 총비용만 500만원이 넘었다”면서 “상금 700만원을 받아 세금을 제하고 남은 돈이 겨우 50만원이었다”고 말했다.

훈련 경비도 적잖이 나갔다. 레슨비로 코치에게 월 150만원(연간 1800만원)을 줬다. 추가로 웨이트와 멘털 트레이닝까지 받다보니 연 2500만원을 더 썼다.

시즌이 끝나면서 해외 동계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A선수는 2월 말까지 약 7주 동안 미국에서 훈련한다. 왕복 항공료와 현지 체류비 등으로 2500만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개인 경비까지 포함하면 3000만원은 필요하다. 이렇게 1년 동안 투어 활동 및 훈련비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1억4200만원 정도였다. A선수의 부모는 “이 정도면 그래도 알뜰한 편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종합소득세를 별도로 내야한다. 또 국민연금과 의료보험료 등 약 100만원 정도가 고정적으로 지출된다. 종합소득세는 총소득에서 지출 경비를 제외한 나머지 소득에 따라 세율이 달라진다. 내년부터는 1억5000만원 이하 35%, 3억원 이하 38%, 5억원 이하 40%, 5억원 초가 42%를 낸다.

2017년 KLPGA 투어에서 상금으로 3억원 이상을 번 선수는 17명, 2억원 이상을 번 선수는 26명이었다. 1억5000만원 이상은 43명, 1억원 이상은 58명이었다. 반면 1년 내내 투어에 출전해 상금으로 5000만원도 벌지 못한 선수도 40명이 넘었다.

상금 이외의 수입으로는 후원사 계약금이 있다. 우승을 하고 팬들에게 인기가 높은 선수는 억대 이상의 계약금을 받는다. 후원사가 많은 선수들은 연간 수억원씩 받기도 한다. 그러나 하위권 선수들에게 억대 계약은 꿈같은 얘기일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출을 아끼려는 ‘생계형’ 골퍼가 되는 경우도 많다. 아버지나 오빠, 동생 등이 캐디로 나서거나 되도록 골프장에서 일하는 하우스 캐디(1일 20만원~25만원)를 이용해 고정 비용을 줄이고, 숙소를 고를 때 호텔 대신 모텔이나 지인의 집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런 지출만 줄여도 연간 3000만원~4000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 대신 그만큼 가족들이 고생이다.

A선수의 부모는 “프로골퍼라고 하면 주변에서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한다. 물론 상금 이외에 후원 계약을 잘 하면 큰돈을 벌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그렇게 큰돈을 벌 수 있는 선수는 상위 20명 내외다. 뒤로 갈수록 생계를 걱정하는 선수도 적지 않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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