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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지난해 12월 말께 가녹음을 시작했는데 너무 어려웠고 이렇게 섬세한 작업인 줄 몰랐어요.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모르니 한 곡을 사흘 동안 녹음한 적도 있어요. 혼나기도 많이 혼났죠. 발성은 물론 곡 감정이 안 산다고 호되게 혼나 녹음실에서 눈물도 많이 흘렸어요. 울면 운다고 더 혼나고..."
'슈퍼스타K'로 가수 데뷔란 '거위의 꿈'을 키운 길학미. '슈퍼스타K' 3위의 영광을 뒤로하고 지난 5개월 동안 혹독한 성장통을 치른 길학미는 한 뼘 더 자라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목소리의 개성을 찾은 것. 지난달 25일 발매한 '슈퍼 솔'에서는 세 가지색의 길학미를 만나볼 수 있었다. 길학미는 '스탠드 바이'와 '무빙 온'에서는 펑키한 음색을 뽐냈고 '피에스타'에서는 감성적인 보컬리스트로서의 면모를 부각했다. 자신의 데뷔기를 노래한 '슈퍼 솔'에서는 강인한 호소력이 빛났다.
"'슈퍼스타K'에서 이효리, 윤종신 등 심사위원으로부터 다양한 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 보컬의 개성을 살리는 고민을 많이 했죠. 항상 되새기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다시는 그런 지적을 받지 않으려고 녹음하면서 제 나름대로 창법의 변화를 시도했어요. '피에스타'는 좀 몽환적인 느낌으로도 불러봤고요. 녹음을 마치고 곡을 들어보니 제 스스로 '조금 성장했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슈퍼스타K' 출연 후 두 달여 만에 바비킴 소속사인 오스카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길학미. '슈퍼스타K' 후광으로 많은 사람의 관심을 살 수도 있지만 방송 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오히려 부담될 수 있다. 이제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 가수 길학미로 무대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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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몇 년 후에 나오는 것도 아니고 바로 몇 개월 뒤에 나오는 거라 '과연 얼마나 할 수 있을까?'란 의심의 눈초리도 있는 거 같아요.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제가 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솔직히 부담감도 있지만 기죽지 않으려고요. 방송에서 보셔서 아시겠지만 제 특기가 '막장 자신감'이거든요."
신인으로서의 자신감은 좋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길학미가 본격적으로 활동할 이달에는 비와 이효리를 비롯해 손담비 등의 대형 솔로 가수들이 컴백한다. 신인으로서 최악의 대진운인 셈이다. 악재는 혼자 오지 않는 법. 게다가 이달 말에는 조문근과 서인국 등이 새 음반으로 컴백을 앞두고 있어 '슈퍼스타K' 톱3와의 진검승부를 다시 한번 눈앞에 두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길학미에게서는 비교적 여유 있는 답변이 돌아왔다.
"'슈퍼스타K' 출신들의 무대가 기대도 되면서 신경도 쓰이는 게 사실이에요. 비슷한 시기에 나왔을 때 비교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슈퍼스타K'끼리의 경쟁보다는 더 크게 봤을 때 내가 가수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더 크게 고민해야 된다고 봐요. 그래서 '슈퍼스타K' 출신들이 대형 선배 가수들이 나왔을 때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저는 '별들의 전쟁에 달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무대에 오르려고요."
'슈퍼스타K'를 지나 새 음반으로 제2의 시작을 알린 길학미. "아직 '가수' 혹은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이 손발이 오글거리고 낯설다"는 그녀였지만 가수로서의 의욕만큼은 당찼다.
"'슈퍼스타K'는 제 인생에서 너무 감사한 기회였어요. 선배님인 원더걸스 선예나 조권 같은 분들도 리얼리티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데뷔하셔서 주목받으셨잖아요. 저도 세상에 저를 알린 '슈퍼스타K'를 발판삼아 앞으로 음반 계속 내면서 자연스럽게 '슈퍼스타K'란 꼬리표를 떼고 싶어요. 제가 열심히 한다면 '슈퍼스타K'가 아닌 길학미의 모습만 기억하고 남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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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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