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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징크스' 날린 파리아스의 3가지 마법

송지훈 기자I 2009.08.27 07:34:07
▲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스틸러스 감독

[포항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2007년 K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파리아스 매직'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포항스틸러스는 26일 오후7시30분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FC서울(감독 세뇰 귀네슈)과의 피스컵코리아 4강 2차전에서 후반에만 5골을 터뜨리며 5-2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포항은 앞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 패배(1-2)의 아픔을 말끔히 설욕하며 골득실차로 서울을 누르고 피스컵코리아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아울러 대 서울전 5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한편, 7경기 연속 무승(1무6패)의 징크스도 말끔히 털어냈다.

파리아스 감독 특유의 '타이밍 용병술'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사실 포항의 출발은 불안했다. 파리아스호는 홈 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전반 초반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경기 시작 20분만에 서울 미드필더 기성용에게 오히려 먼저 한 골을 내줬다. 기성용의 골은 서울이 전반 45분간 기록한 단 하나의 슈팅이었지만, 오롯이 득점으로 연결됐다. 포항이 결승에 오르려면 세 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만 하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순간부터 공격력 강화를 위한 파리아스 감독의 '3가지 마법'이 시작됐다.

우선 '허리라인의 보강'이 절실하다고 판단한 파리아스 감독은 첫 실점 후 5분만에 선발 출장한 미드필더 김재성 대신 공격가담 능력이 뛰어난 조찬호를 교체투입했다. 이후 조찬호는 경기 종료시까지 중원을 적극적으로 장악하며 2도움을 기록, 역전승의 숨은 공신이 됐다.

이어 '높이 보강'이 이어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형미드필더 황진성을 빼고 186cm의 장신수비수 오까야마를 최전방에 투입해 포스트플레이어로 활용했다. 체격조건이 좋은 서울 수비수들과의 공중볼 다툼에서 승리하기 위한 파리아스 감독의 '변칙 작전'이었다. 최전방에 포진한 오까야마가 적극적인 몸싸움을 펼치면서 서울 수비진의 시선이 분산됐고, 이는 동료 선수들의 골 찬스로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파리아스 감독은 '스피드 업그레이드'를 시도했다. 전반에 체력 소모가 많았던 '주포' 데닐손을 대신해 후반13분 '샛별' 유창현을 투입한 것. 앞서 열린 전북과의 정규리그 경기(3-1승)서 선제골을 터뜨린 바 있는 유창현의 골 감각은 서울 수비라인과의 맞대결에서도 빛났다. 후반27분 팀의 두 번째 골이자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동점골을 터뜨린데 이어 3분 뒤에는 역전골마저 터뜨리며 환호했다.

동료 공격수 노병준이 후반39분과 48분 두 골을 추가하며 해트트릭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 또한 공격지역을 활발히 오가며 상대 수비진을 교란한 유창현의 움직임이 적잖은 보탬이 됐다.

선제 실점을 허용하는 등 위기상황 속에서도 허리와 높이, 스피드를 차근차근 보강하며 대 역전승을 일궈낸 파리아스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선수들이 승리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제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K리그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파리아스 매직 축구를 앞세워 피스컵코리아 결승에 오른 포항은 9월2일과 16일,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부산아이파크와 홈&어웨이 방식의 '마지막 승부'를 벌여 정상에 도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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