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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허구연 MBC 야구 해설위원이 야구 감독을 맡았던 시절을 회상하며 "솔직히 난 감독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20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지난 1985년 청보 핀토스 감독으로 1년 간 지도자 생활을 하며 부진했던 팀 성적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당시 그는 청보 핀토스를 맡아 15승 2무 40패란 좋지 않은 기록으로 감독 생활을 마감한 바 있다.
허 의원은 "85년 가을, 감독 계약이 왔고 당시 내가 만 서른 네 살이었다. 감독하면 안되는 나이인데 계속 밀고 당기기도 했고 고민도 많이 했다"며 "당시 학교 강의에 라디오 중계 방송, 스포츠 칼럼 등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하나만 해보자란 생각이 들었다. 그 때 큰 형님이 '한번 도전해봐'라는 말도 있어서 수락하게 됐다"고 감독직을 맡게 된 이유를 전했다.
하지만 허 의원의 감독 데뷔는 생각처럼 순탄지 않았다. 패배를 거듭하다 8번 만에 간신히 첫 승을 거두는 등 역경의 연속이었다.
그는 "1~2번 패할 때는 이성적인데 4연패 했을 때는 '악귀야 물러가라'며 소금도 뿌리게 되더라"며 "8연패 끝에 첫 승을 했을 때는 인터뷰도 안하고 바로 차로 갔는데 그 동안 맺혔던 것들 때문에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허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당시 감독으로서 첫 승을 거두고 차 안에서 울었던 장면이 방송을 타 곤혹스러웠던 에피소드를 들려쥐도 했다.
허 의원은 "(차)문 닫고 울었는데 그걸 MBC가 찍어 '9시 뉴스'에까지 나갔다"며 "사실 잘 울긴 한다"고 웃으며 말해 강호동 등 MC들을 폭소케 했다.
감독 경험을 통해 얻은 것에 대해서는 "그만두고 정말 많이 배웠다. 사람은 자기가 갈 길이 있더라. 감독은 매니저라 총론에 강해야 하는 데 나는 각론에 강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얼마나 어렸는지를 느끼게 된다. 감독은 선수들 보듬고 응집력을 키워야 했는데 기술만 강조한 것 같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좋은 감독할 훌륭한 선후배들이 많기 때문에 나는 해설을 통해 우리 야구계에 이바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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