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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열렬한 LG트윈스 팬이라는 30대 여성 김 모씨는 잠실구장에서 열린 개막전을 앞두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손에는 가장 좋아한다는 LG 외야수 박해민의 유니폼이 여러 벌 들려 있었다. 야구가 너무 좋아 자비로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까지 찾아가 원정응원을 했을 정도다.
프로야구가 드디어 시작했다. 프로야구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인기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야구장을 찾은 관중은 1088만7705명. 사상 첫 1000만 관중 시대가 활짝 열렸다.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2017년 840만688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평균 관중수도 1만5122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올해 프로야구는 시작부터 더 뜨겁다.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개막 2연전 전경기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KBO는 22일과 23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개막 2연전 10경기 입장권이 모두 팔렸다고 발표했다.
LG트윈스 대 롯데자이언츠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은 이틀 연속 2만3750명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인천 SSG랜더스필드(SSG랜더스-두산베어스)는 2만3000명,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삼성라이온즈-키움히어로즈)는 2만4000명,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NC다이노스-KIA타이거즈)는 2만500명, 수원 케이티위즈파크(KT위즈-한화이글스)는 1만8000명이 두 경기에 각각 입장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개막 2연전이 모두 매진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틀간 10경기에 입장한 총관중은 무려 21만9900명. 이는 지난 2019년 개막 2연전에서 기록한 21만4324명을 넘어서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관중석 규모가 더 컸더라면 숫자는 더 늘었을 것이 틀림없다. 티켓 재판매 플랫폼에선 개막전 티켓에 웃돈이 붙어 거래됐다.
사상 처음 1000만 관중을 돌파했던 지난해는 한 경기가 우천 취소돼 9경기만 열려 개막 2연전 동안 18만3846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이는 역대 5위 기록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열기가 한층 뜨거워진 느낌이다.
개막전 흥행 대박은 시범경기 때부터 예고됐다. 올해 시범경기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32만1763명이다. 1000만 관중을 달성했던 지난해(22만8329명)보다 41%(9만3434명) 늘었다. 올해 시범경기가 지난해보다 4경기 적었던 걸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자연스레 티켓 구하기 전쟁이 펼쳐졌다.
지금의 열기라면 1000만을 넘어 1100만 관중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전국구 인기 구단인 한화이글스가 새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로 이사한 것도 호재다. 한화는 지난해 홈 71경기 가운데 47경기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한화의 홈구장이었던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최대 수용 인원이 약 1만2000명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누적 관중 80만4204명을 기록했다. 올해 새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는 총 관중석은 2만7석이다. 수치상으로 150만명 관중 유치도 가능하다. 팀 성적까지 뒷받침된다면 그 수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