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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골프 여제’ 박인비(36)가 결전지인 프랑스 파리로 떠나기 전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박인비는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파리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간단한 인터뷰를 나눴다. 그는 평소 후원사의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골프웨어를 착용하는 것과 달리 이날 만큼은 ‘팀 코리아’(Team Korea)가 적힌 국가대표 단체복을 입고 있었다. 박인비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후원사 옷을 입지 않은 건 리우 올림픽과 도쿄 올림픽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파리올림픽에 선수로 출전하는 건 아니지만 ‘반 국가대표’인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둘째 임신해 부른 배로 선거 활동…“의미 더 크다”
최근 둘째 임신이라는 경사를 맞은 박인비는 뱃속의 둘째와 함께 선거 레이스를 펼친다. 지난해 4월 낳은 첫째 딸 인서 양은 한국에서 엄마를 응원한다.
박인비는 “둘째가 더 컸을 때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함께 선거 운동을 한 사실을 알려준다면, 아이도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그는 “저에게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라며 “혼자일 때보다 컨디션도 좋지 않고 몸도 무겁겠지만 그만큼 의미 있다. 주어진 시간 동안 둘째와 최선을 다해 선거 활동을 하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파리 현지에서 17일간 직접 발로 뛰며 일일이 선수들을 만나야 하기 때문에, 박인비는 체력적인 부분에 신경 쓰면서 효율적으로 선거 유세 동선을 짰다.
선수들에게 부각하고 싶은 점은 ‘선수들의 권리·권익 보호’다. 특히 박인비는 자신이 여성, 엄마 선수인 점을 앞세우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박인비는 “여성, 엄마 등 소수 선수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겠다. 이 선수들이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올림픽을 치르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2일 오전 남편 남기협 씨, 매니지먼트사 임원과 함께 출국한 박인비는 12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현지 시간으로 22일 저녁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했다. 다음날 바로 선거 운동을 시작한다.
박인비는 “1차 목표는 건강하게 선거 운동을 완주하는 것이다. 결과는 열어봐야 알고 운도 따라야 한다. 여러 부분이 다 맞아야 하기 때문에 우선 완주를 목표로 하겠다.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7일 IOC 선수위원 당선 여부 발표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 공식 정보 사이트인 마이인포에 따르면, 오는 8월 7일 프랑스 파리 팔레 데 콩그레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에서 IOC 선수위원 선거 결과 발표와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이번 파리올림픽 기간에 2016 리우 대회 때 당선된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을 비롯, 임기가 끝나는 IOC 선수위원들의 후임 4명이 선수 투표로 선출된다.
후보자들은 선수촌 개촌일부터 폐장일까지 선수촌을 돌아다니며 선수들을 상대로 직접 유세하거나 소셜 미디어로 자신을 홍보할 수 있다. 선수위원은 올림피언으로서 선수들의 목소리를 IOC에서 대변하며, 일반 IOC 위원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전 세계 선수들이 직접 투표하며, 임기는 8년이다.
박인비가 당선되면 우리나라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 회장과 더불어 IOC 위원 3명을 유지할 수 있다.
박인비는 “IOC 선수위원이 정말 영광스러운 자리라는 것, 선수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적합한 위치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가서 한번 부딪혀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결과 발표일인 8월 7일은 공교롭게 파리올림픽 여자골프 경기가 시작하는 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진영(29), 양희영(35), 김효주(29)가 박인비 이후 8년 만에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박인비는 “3명 다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이기 때문에 첫 출전 때와는 다르게 긴장감이 덜하고 경험도 풍부할 걸로 생각한다”며 “경험이 쌓인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거라고 기대한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