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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열(37)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선수회 대표가 새로운 집행부에 바라는 첫 번째 희망사항이다.
KPGA는 지난 23일 제19대 회장 선거를 통해 김원섭 풍산그룹 고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4년 동안 KPGA의 수장을 맡았던 구자철 회장은 오는 12월 31일 임기를 끝낸다. 지난 27일 인수위원회를 꾸린 새 집행부는 약 한 달여 기간 동안 업무를 파악한 뒤 앞으로 4년간 협회를 이끈다.
◇10년 이상 장기대회 유치와 수도권 대회 더 많아져야
KPGA 코리안투어는 올해 22개 대회에 총상금 237억원으로 규모를 키우는 데 성공했다. 구 회장 취임 이후 대회수와 총상금 규모를 키우는 발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특히 선수들이 바라는 투어 확대는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숙제다.
지난 2년 동안 선수회 대표로 활동한 권성열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 동안 대회의 수가 증가하고 상금 규모가 커지는 효과가 있었다”라며 “새로운 집행부는 코리안투어가 지금보다 양적 그리고 질적으로 성장하는 투어로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조금 더 즐거운 투어 활동을 하고 팬들을 확보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양적인 증가와 함께 질적으로 수준이 높아진 대회가 더 늘어나야 한다”라며 “한두 번 열리고 사라지는 대회보다 좋은 후원사를 찾아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대회를 유치해 선수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 팬들이 더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수도권이나 대도시 인근에서 열리는 대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열린 코리안투어 22개 대회 중 3개 대회는 총상금 5억원에 그쳤고, 10억원 이하 대회는 10개로 전체 45%에 달했다.
무엇보다 수도권 개최 비율이 크게 떨어졌다. 올해 수도권에서 열린 대회는 9개에 불과했다. 일부 대회는 지역 대도시 인근에서 열리기도 했지만, 몇몇 대회는 골프장 임대료가 비싼 수도권 골프장에서의 개최가 부담으로 작용해 지방에서 대회를 열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매주 먼 거리를 이동하는 강행군을 자주 했다.
◇새 집행부, 선수들과 적극적인 소통 필요
선수들과의 적극적인 소통도 새 집행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했다.
코리안투어는 올 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그리고 유럽의 DP월드투어와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고 다양한 혜택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해외 진출을 기대하는 선수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었으나 이 과정에서 선수들과 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아시안투어를 병행하는 선수들의 반발을 샀다. PGA, DP월드투어와 손을 잡으면서 아시안투어에서 받아왔던 혜택 중 일부는 축소됐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투어에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사항이었음에도 사무국이 현역 선수들로 구성된 투어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해 일부 선수들의 반발을 샀다”라며 “이처럼 선수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업무를 처리할 때 선수들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사무국과 선수들 사이의 원활하지 못한 소통을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선수회도 변해가고 있다. 선수라고 해서 단지 경기에 나가 상감을 따는 데 그치지 않고 시즌 중에도 지속해서 모여서 투어 행정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고 사무국과 정기적인 소통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오면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자주 소통하면서 함께 투어를 위해 발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선수들을 위한 연금 제도 도입 또한 KPGA 코리안투어에 산적해 있는 어려운 숙제 가운데 하나다.
◇연금제도 도입해 선수 노후 보장해야
미국 PGA나 유럽 DP월드투어 등은 선수를 위한 연금 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은퇴 후에도 경제적인 도움을 받는다. 코리안투어에는 아직 이런 제도가 없다. 그 때문에 현역 은퇴 후에는 다시 레슨 등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처지다.
권 대표는 “협회의 재정이나 코리안투어의 상금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당장 연금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고 일반 회원들과의 복지 혜택 등 고려해야 할 점도 많다”라며 “그렇더라도 연금제도를 반드시 도입해 선수들이 조금 더 안정적으로 투어에서 활동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선수 연금제도 도입은 김원섭 차기 회장의 공약 중 하나다. 그는 출마에 앞서 “선수 연금 시스템 구축하고 코리안투어 환경 개선 및 상금 증액,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을 이뤄내겠다”고 공약했다.
선수회 대표는 협회 그리고 대회 주최사 등과 소통하면서 선수의 권익을 위해 맨 앞에서 땀 흘리는 자리다. 선수로 활동하며 선수회 대표를 병행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권 대표는 역대 선수회 대표 중 가장 열심히 임무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선수회 대표의 연임 제안을 받은 권 대표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라며 “개인적으로 투어에서 활동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만큼 나 역시 선수로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다. 예전과 비교하면 대회도 많아지고 그만큼 기대하는 것도 커졌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바람을 빨리 승수를 더 쌓는 것이다. 목표는 우승이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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