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PGA 투어와 PIF 그리고 유럽의 DP 월드투어는 7일(한국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선수 간의 경쟁과 흥미를 극대하기 위해 획기적인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제이 모너핸 PGA 투어 커미셔너와 야시르 알 루마얀 PIF 대표는 “LIV 골프를 포함한 PIF의 골프 관련 사업 및 상업적 권리를 PGA 투어와 DP월드 투어의 상업 및 사업적 권리를 공동 소유의 새로운 영리법인으로 통합하는 데 합의했다”며 “새 법인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PGA와 LIV 골프 어떻게 바뀌나?
합병의 핵심은 새로운 단체의 탄생이다. PIF는 투자, PGA와 DP월드 투어는 운영하는 방식이다. 통합 단체의 이름을 정해지지 않았으나 지분의 50%를 PGA 투어가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성장과 성공을 위해 새로운 단체에 자본 투자를 할 것”이라고 했다. PIF는 LIV 골프 운영에 전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유일한 기관이었다. 아울러 “처음에는 새로운 단체의 독점적 투자자가 될 것”이며 “투자의 독점권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자금은 PIF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다.
새로운 단체의 이사회 구성은 야시르 알 루마얀 PIF 대표가 회장을 맡고 모너핸 PGA 투어 커미셔너가 CEO가 된다. 전체 이사회 구성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새로 설립된 이사회는 새로운 단체의 운영, 일정, 투자를 지휘하고 감독한다.
◇LIV 골프 선수들 PGA 투어 복귀는?
LIV 골프로 이적해 PGA와 DP월드 투어로부터 영구 제명 또는 출전 정지를 받은 선수들은 자격이 복권될 전망이다. 필 미켈슨과 브룩스 켑카, 더스틴 존슨, 캐머런 스미스, 브라이슨 디섐보, 호아킨 니먼 등 PGA 투어에서 활동하던 선수들은 지난해 6월부터 차례로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LIV 골프로 옮겼다. 적게는 수천만 달러부터 많게는 1억달러 이상을 받았다. 이적 후 PGA와 DP월드 투어는 이적 선수를 대상으로 회원 자격 박탈 등 영구 제명하거나 대회 출전을 정지시켰다. 선수들은 PGA와 DP월드 투어의 조치에 소송을 냈다.
이번 합병으로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고 따라서 LIV 골프로 이적한 선수가 원한다면 PGA 및 DP월드 투어의 회원 자격을 다시 받게 될 전망이다. 3개 단체는 “선수들의 회원 자격 회복을 위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수립하기 위해 협력하고 성실하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LIV 골프로 이적했던 선수들은 거액을 챙기고 다시 돌아오게 돼 최종 승자가 됐다는 평가받고 있다.
◇새로운 투어는 어떻게 운영되나?
새로 출범하는 단체가 투어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PGA 투어는 LIV 골프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수행하기로 했다. 특히 LIV 골프가 주도적으로 진행해온 팀경기와 같은 새로운 골프 경기 방식에 대한 평가를 진행 후 수렴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운영 방식 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6월 출범한 LIV 골프는 3라운드 54홀 경기에 노컷(No-Cut), 샷건 방식(전홀 동시 티오프) 등의 개인전 경기와 함께 4명이 팀을 이룬 팀경기를 병행했다.
이번 시즌은 각각 대회를 진행한다. 새 단체가 출범하면 투어 일정 등은 재조정될 전망이다. LIV 골프의 간판도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PGA 투어는 시즌 최종전까지 14개 대회를 남겨두고 있고, LIV 골프는 6월 말 스페인 대회 등 7개 대회가 예정돼 있다. 3개 단체는 “세부적인 일정과 내용 등은 정해지는 대로 다시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환영 분위기 속 9.11 테러 유족 등 반발
이번 발표에 골프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선 PGA가 ‘오일머니’에 굴복했다는 반응이다. 마틴 슬럼버스 R&A 최고경영자(CEO)는 “골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으며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의 이익을 위해 새로운 단체와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도 합병 소식 뒤 “골프를 위해 좋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이번 합병 내용이 극적으로 진행된 데다 선수들에게도 전혀 알려지지 않으면서 적잖은 파장도 예상된다. 그동안 LIV 골프의 제안을 거부하고 PGA 투어를 옹호하고 지지해온 선수 및 팬들에겐 상당한 배신감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PGA 투어에서 뛰는 콜린 모리카와는 SNS에 “내 골프 인생에서 가장 긴 하루였다”고 당혹스러운 감정을 토로했다.
테리 스트라다 9·11 유족 연합 회장은 “PGA 투어 리더들은 자신들의 위선과 탐욕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모너핸은 미국 CBS와 인터뷰에서 “위선자라는 비난을 감수하겠다. 과거에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나도 잘 안다. 그때는 상황이 그랬다.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