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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메인 후원사를 찾지 못했던 임희정(23)이 두산건설과 2년 후원 계약을 확정하면서 2023년 스토브리그도 슬슬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경기 침체 장기화가 현실화함에 따라 기업들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불요불급한 투자를 최소화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고, 이에 ‘역대급’ 계약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선수들이 성적에 따라 대우를 받을 만큼 받았다”고 평가한다. 소위 ‘S급’으로 불리는 상금 랭킹 10위~15위 이내 선수들의 몸값은 올랐기 때문이다.
골프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6승(메이저 2승)을 포함해 2년 동안 12승을 쓸어 담으며 상금왕 2연패를 달성한 박민지(25)가 NH투자증권과 재계약을 하며 연간 9~10억원의 계약금을 받으리라 추정한다(인센티브는 별도다). 이는 이번 시즌 KLPGA 투어 선수들이 체결한 메인 후원 계약 중 최고 수준이다. 해외파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활동하는 선수 가운데서도 최혜진(24) 다음으로 높은 금액이다. 최혜진이 2020년을 앞두고 롯데와 계약할 당시 10억원대의 계약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내셔널 타이틀인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최소타(19언더파 269타) 우승 기록을 세운 임희정은 양측이 구체적인 조건을 발표하지 않기로 합의함에 따라 정확한 금액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임희정의 계약금을 8~9억원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승을 포함해 4년 동안 KLPGA 투어 통산 5승(메이저 2승)을 거뒀고, 무엇보다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니는 스타성이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임희정은 2021~2022년 2년 연속으로 팬들이 직접 뽑는 KLPGA 인기 선수상을 받았다.
지난 시즌 KLPGA 투어에서 확실하게 성적을 냈거나, 스타 플레이어들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2년 전 대비 크게 상승한 금액의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인상과 함께 상금 랭킹 3위에 오르는 뛰어난 성적을 낸 이예원(20)은 KB금융그룹과 인상된 금액에 재계약했고,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이가영(24)도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NH투자증권과 2년 재계약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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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경(23) 또한 지난해 우승은 없었지만 최근 몇 년간 KLPGA 투어의 간판스타이자, 한국토지신탁을 대표하는 원년 멤버라는 상징성 덕분에 빠르게 재계약을 마쳤다. 박현경은 2020년 한국토지신탁 모자를 쓰자마자 KLPGA 투어에서 3승(메이저 2승)을 거뒀다. 보통 2년 계약을 하는 것과 달리 2025년까지 3년 동안 한국토지신탁의 후원을 받으며 필드를 누빈다. 계약금 역시 크게 뛰었다.
기업들은 유망한 신예들을 찾는 작업에도 적극적이었다. 효율성과 선수 육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어서다. 하이트진로와 롯데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크게 두각을 나타낸 김민별(19), 황유민(20)과 지난해 이미 계약을 맺었고, 이에 부응하듯 김민별은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서 수석을 차지하며 올해 KLPGA 투어에 데뷔한다. 황유민 역시 올해 가장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평가받는 인재다.
아울러 올해도 새로운 골프단 창단이 이어진다. 두산건설은 지난해부터 최정상급 선수 영입을 최우선으로 물밑작업을 계속해왔고, 여러 조율을 거친 끝에 ‘대어’ 임희정을 1호 선수로 영입하면서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두산건설은 임희정 외에도 스타급 선수 영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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