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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빅리거' 김하성 "오타니 공이요? 우리도 못 치란 법 없죠"

이석무 기자I 2023.01.16 00:05:00
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코리안 메이저리거 김하성. 사진=이석무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오타니와 승부요? 야구공은 둥그니까 모르는 거죠”

미국 빅리그 진출 두 시즌 만에 정상급 유격수로 발돋움한 ‘코리안 빅리거’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지난해 그는 뛰어난 수비력과 함께 타격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뽐내면서 전세계 야구팬들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대표팀 막내였다. 6년이 지난 지금은 당당히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WBC 대회를 통해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한국 야구 운명이 김하성의 두 어깨에 달려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김하성도 WBC를 바라보며 빠르게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 중인 김하성은 ‘일본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29·LA에인절스)의 공을 때리는 순간을 상상한다. 한국은 WBC 본선 1라운드 B조에서 일본과 2라운드(3월10일) 진출을 놓고 경쟁한다.

김하성은 빅리그에서 아직 오타니와 정식으로 투타 대결을 한 적은 없다. 언제라도 맞붙으면 공을 쳐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 오타니만큼이나 강한 공들을 미국에서 많이 상대했고 좋은 타구를 많이 날려봤기 때문이다.

“야구공은 둥그니까 모르는 거죠. 오타니 선수가 미국에서 지금 잘 던지고, 잘 치긴 하지만 항상 승부는 변수가 있는 법이잖아요. 게다가 WBC는 시즌 시작 전에 열리는 대회죠. 선수들 몸 상태가 100%일 수 없거든요. 오타니라고 미리 주눅들 필요없다고 생각해요.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얼마나 몸을 잘 만드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김하성은 대표팀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다. 그만큼 책임감도 이전보다 더 커졌다. 그래도 최대한 부담감은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대표팀에 훌륭한 선배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야구 국가대표가 영광스러우면서 동시에 책임감이 따르는 자리이기 때문에 잘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2021년 1월 샌디에이고와 4+1년에 총액 최대 3900만달러 계약을 맺은 김하성은 최근 트레이드설에 휘말려있다.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의 주포지션인 유격수 자리에 잰더 보가츠(31)라는 대형선수를 영입했다. 11년 2억8000만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이다. 김하성은 현실적으로 유격수 자리를 보가츠에 내주고 2루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이 보스턴 레드삭스, 마이애미 말린스 등 유격수가 절실한 팀으로 트레이드될 수 있다는 현지언론 보도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김하성도 돌아가는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본인도 많은 얘기를 듣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래도 그는 크게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 무슨 일이 벌어지든 동요하지 않고 순리대로 받아들인다는 마음이다.

“솔직히 내 포지션에 다른 선수가 온다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은 아니죠. 팀으로 봤을 때 보가츠 선수가 오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돼요. 그전에도 수도 없이 말했지만 메이저리그는 어느 팀을 가던 항상 경쟁이에요. 다른 팀으로 간다거나, 가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아요. 샌디에이고는 제가 2년간 몸담았던 팀이고 적응을 했기 때문에 저만 잘한다면 충분히 많은 출전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김하성은 자신의 뒤를 이어 빅리그 진출을 꿈꾸는 이정후(25·키움히어로즈)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지난 시즌 KBO리그 타격 5관왕에 등극한 이정후는 2023시즌 뒤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미국행을 최종 결심했다. 소속팀 키움히어로즈도 이를 승인한 상태다. 이정후에 조언을 묻자 김하성은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메이저리그 팀에서도 (이)정후에 대해 관심이 많은 거 같고 저한테도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정후는 다치지만 않으면 메이저리그에서 정말 잘할 거예요. 정후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습니다”

메이저리거 김하성이 은사인 박건수 감독이 이끄는 대원중학교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석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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