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대중성 다 잡은 걸그룹… 기획사 '대표 선수' 우뚝 [스타in 포커스]

윤기백 기자I 2022.09.21 05:00:00

올해 밀리언셀러 등극한 걸그룹만 5팀
블랙핑크는 '더블 밀리언셀러' 청신호
해외팬덤 확대→앨범 판매 증가 이어져
"남자·여자 아이돌 구분 무의미해질 것"

블랙핑크(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팬덤은 보이그룹, 대중성은 걸그룹’은 이제 옛말이다. 팬덤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걸그룹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가요계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블랙핑크 성공 이후 글로벌향 걸크러시 콘셉트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피지컬 앨범 시장에서도 걸그룹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앞으로는 남자 아이돌과 여자 아이돌을 구분하는 것이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무의미한 방향으로 K팝 시장이 흘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걸그룹 밀리언셀러만 5팀

올해 가요계에는 밀리언셀러(앨범 100만장 이상 판매)에 등극한 걸그룹만 무려 5팀에 달한다. 써클차트가 발표한 8월 앨범차트에 따르면 에스파(미니 2집 ‘걸스’, 179만9123장), 아이브(싱글 3집 ‘애프터 라이크’, 110만177장), 있지(미니 5집 ‘체크메이트’, 100만5771장)가 100만장이 넘는 앨범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와이스는 미니 11집 ‘비트윈 원앤투’로 8월에만 99만7324장의 앨범을 판매, 9월 판매량까지 더하면 100만장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에스파(사진=SM엔터테인먼트)
지난 16일 정규 2집 ‘본 핑크’를 발매한 블랙핑크는 K팝 걸그룹 최초로 앨범 선주문량 200만장을 돌파했다. 발매 첫날에만 무려 101만장(한터차트 기준)의 판매고를 올려 더블 밀리언셀러(앨범 200만장 이상 판매) 등극에도 청신호를 켰다.

하프 밀리언셀러(앨범 50만장 이상 판매)에 등극한 걸그룹도 있다. 레드벨벳은 미니앨범 ‘2022 더 리브 페스티벌-필 마이 리듬’으로 67만9428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올여름 가요계 돌풍을 일으킨 ‘민희진 걸그룹’ 뉴진스도 첫 EP ‘뉴진스’로 53만441장의 앨범을 판매하며 데뷔와 동시 하프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정 문화평론가는 “통상적으로 보이그룹이 앨범 판매에서 강세를 보여왔는데 최근에는 걸그룹의 음반 파워가 눈에 띄게 강해졌다”며 “K팝 팬덤이 해외로 확대되면서 팬층이 넓어졌고 그 결과 앨범 판매 호조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팬덤·대중성 다잡은 걸그룹 전성시대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걸그룹의 음반 판매 추이를 분석해 보면 해외 판매 점유율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겪는 동안 비대면 콘서트, 유튜브, 틱톡 등 온라인 활동에 집중한 게 해외 팬덤의 확대로 이어졌고, 그 결과 앨범 판매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써클차트 리테일 앨범차트에 따르면 블랙핑크의 정규 2집은 발매 첫날인 16일 해외 판매 점유율이 84.3%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와이스의 미니 11집도 발매 첫날(8월 26일) 해외 판매 점유율이 61.8%에 달하는 등 글로벌 팬덤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대중성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인 음원차트에서도 걸그룹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20일 오전 11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톱100에는 아이브(1·7위), 블랙핑크(2·3위), 뉴진스(5·6위), 소녀시대(8위), WSG워너비(9위)가 차트 상위권을 꽉 잡았다. 정 평론가는 “앨범 판매량이 높은 걸그룹은 음원차트에서도 강세를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며 “이제는 걸그룹이 팬덤(음반)과 대중성(음원)을 다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아이브(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각 기획사의 간판 그룹도 이젠 걸그룹의 몫이 됐다. 보이그룹과 비교해 매출액 면에서 뒤처진다는 이유로 걸그룹이 간판으로 나서지 못한다는 것은 옛날 이야기가 됐다. YG엔터테인먼트 간판 그룹은 블랙핑크가 된 지 오래다. SM엔터테인먼트는 에스파,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아이브, JYP엔터테인먼트는 트와이스와 더불어 있지가 간판 그룹으로 새롭게 떠올랐다.

주식시장에서도 걸그룹의 활약을 주목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블랙핑크 컴백에 힘입어 최고 6만3300원까지 치솟으며 최근 3개월 기준 저점 대비 51.6% 상승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앨범 선주문량 200만장, 150만명 규모 월드투어 등 블랙핑크의 실적이 본격 반영되면 (YG엔터테인먼트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