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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이하 음공협) 고기호 부회장은 “음악과 공연을 사랑하는 분들의 발걸음이 다시 공연장으로 향하고 있다”며 “일종의 ‘보복 소비’ 심리가 영향을 미치며 일부 야외 음악 페스티벌의 티켓이 매진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대면 콘서트를 여는 가수들이 존재하긴 했다. 하지만 객석 띄어 앉기, 인원 제한, ‘떼창’ 금지 등 제한 사항이 많아 수지타산을 맞추기도, 관객과 마음 놓고 소통을 펼치기도 어려워 대다수의 가수들이 개최를 주저해왔다. 최근 들어 수년간의 ‘대면 콘서트 공백기’를 깨는 가수들이 줄을 잇는 이유다.
위너, 몬스타엑스, 스트레이키즈 등 지난 주말 콘서트를 연 아이돌 그룹들도 대면 콘서트는 3년여 만이었다. 이들 모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을 통한 비대면 콘서트로 팬들과의 소통을 이어왔다. 그런 만큼 ‘재회의 장’이 된 공연장 분위기는 후끈했다. 팬들은 함성을 내지르고 ‘떼창’을 하며 긴 시간 동안 공연을 ‘직관’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가수들 또한 대면 콘서트 재개에 반색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흘간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월드투어 ‘매니악’(MANIAC) 서울 공연을 연 스트레이키즈의 리더 방찬은 마지막 날 공연 말미에 “긴 시간 동안 팬들과 함께하는 무대에 무척 목말라 있었다. 행복으로 가득했던 지난 사흘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보였다.
이밖에 성시경, 케이시, FT아이랜드, 아이콘, 하이라이트, 아스트로 등이 3년여 만의 대면 콘서트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오는 28~29일 양일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성시경의 ‘축가’는 2012년 처음 시작된 브랜드 공연이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과 지난해 열리지 않았다가 3년 만에 관객과 다시 만난다.
가수들의 단독 콘서트뿐 아니라 야외 음악 페스티벌과 K팝 콘서트 주최 측도 3년 만의 공연 정상 개최를 위한 준비에 분주하다.
음악 페스티벌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오는 27~29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관객과 마주한다. 2007년부터 매년 봄 시즌에 열리다가 코로나19라는 벽에 부딪혔던 이 공연도 3년 만에 돌아온다. 올해 라인업에는 악뮤, 선우정아, 백예린 등 국내 인기 가수들뿐 아니라 핑크 스웨츠, 혼네, 알렉스 벤자민 등 해외 가수들까지 이름을 올려 엔데믹 시대가 찾아왔음을 실감케하고 있다. 총 3만장여장의 티켓은 온라인 공연 예매사이트를 통해 판매가 시작된 지 1분여 만에 모두 팔렸다.
1995년 시작된 대규모 K팝 콘서트 ‘드림콘서트’는 내달 서울에서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린다. 지난 2년 동안에는 비대면 방식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공연을 주최하는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임백운 회장은 “위축됐던 공연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전 세계 K팝 팬들에게 감동과 추억을 선사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공연을 관람하며 물총싸움 등을 즐길 수 있는 ‘워터밤’(6월 24~26일 잠실 종합운동장), EDM 페스티벌 ‘송크란뮤직페스티벌’(7월 9~10일 경기 과천 서울랜드) 등 3년 만에 관객과 재회하는 야외 음악 페스티벌은 여름까지 줄줄이 이어진다. 단 지난 2일부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수칙이 해제됐으나 50인 이상이 모이는 공연 관람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업계의 피해 규모를 약 23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서는 회복세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온라인 공연 예매사이트 예스24는 최근 올 1분기 콘서트·페스티벌 분야 티켓 판매액이 작년 동기 대비 약 3.5배 증가해 전 분야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년 만에 돌아오는 대면 콘서트들이 리오프닝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가운데 올 하반기에는 대규모 콘서트 개최가 활발해져 업계가 한층 더 활기를 띌 것이란 관측이다. 음공협 고기호 부회장은 “대중음악공연에 대한 제한이 풀린 이후 기획되는 규모가 큰 콘서트들의 개최가 하반기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팝가수들의 내한 공연 개최 준비도 속속 이뤄지고 있어 콘서트 간의 관객 모객 경쟁도 점차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